정부 프리미엄 고속버스 취소 비난 받아야

2016년 08월 24일(수) 19:31

다음달 12일부터 운행될 예정이었던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전격 취소됐다. 현대자동차의 노조 파업으로 인해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정부가 취소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취소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토교통부가 이틀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엄 고속버스 예약·예매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언론 등을 통해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전격 취소 발표를 한 것이다. 추석 연휴 동안 프리미엄 고속버스 이용을 손꼽았던 지역민들의 기대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셈이다.

본보에 따르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현 우등버스의 단점을 보완해 독립적이고 안락한 좌석 공간 확보 및 차내 편의시설 확충, 다양한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보다 개선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작됐다. 또 지난 6월 부산모터쇼 및 기자단 시승행사 등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큰 호평과 기대를 받아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9월 12일부터 29일까지 서울-부산, 서울-광주 노선에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전날 오후 노조의 파업 악화로 생산 차질이 빚어져 기한 내 프리미엄 고속버스 차량을 생산·납품하기가 어렵다고 고속버스조합에 통보했고, 고속버스조합은 국토부와 협의해 파업 악화에 따라 추후 생산 일정이 불확실한 점과 파업 기간 중 생산 차량의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점 등을 고려해 개통 시기를 연기한 것이다.

물론 어떤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늦어지거나, 차질이 빚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사뭇 다르다. 현대자동차가 노조 파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생산 일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정에서 비롯된 만큼, 국토교통부의 안이한 행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또한 뒤늦게나마 이 같은 사태를 파악한 국토교통부가 프리미엄 고속버스 취소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여기에다 국토교통부는 10월 중순께 차량 27대로 운행하도록 다시 준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만큼 이를 믿어줄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