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뭄…농민들 속 탄다 전남 7-8월 강우량 221㎜ 평년 절반도 안돼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 48% ‘관심단계’ 수준 추석 대목 앞둔 배 등 과일도 무더기 폐기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6년 08월 24일(수) 20:24

◀폭염과 함께 전남 서남권 들녘에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3일 오후 진도군 진도읍 동외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엎친 데 덮친다더니 올해 유례가 드문 폭염에다 가뭄까지 겹쳐 농민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장마 기간이 짧았던 데다, 태풍도 한반도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보돼 농가들의 피해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대목 추석을 앞두고 한창 출하를 앞둔 과일 등 제수용품의 질이 떨어지면서 농심(農心)은 타들어가고 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현재 도내 밭작물 시듦 현상이 4천884㏊(추정치)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마솥 찜통더위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저수지까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는 48%로 평년(67%)의 72%수준 밖에 안 된다. 현재 가뭄 관심단계, 앞으로 주의, 경계, 심각 수준으로 격상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7-8월 강우량은 221㎜로 평년(443㎜) 대비 50%에 못 미쳐 심각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남지역 저수율은 46.2%. 전국 평균 49.5%보다도 낮은 수치로 평년 저수율 72.6%와 비교하면 26.4%포인트가 빠졌다. 나주의 경우 38.8%, 담양 37.1%, 장성은 43.8%로 모두 평년대비 절반이다.

도내 농지에서 가뭄이 가장 심한 곳은 신안으로 논 2천849㏊, 밭 2천833㏊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도서 지역으로 용수 확보 어려움 때문에 타격을 받고 있다. 식수 제한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남도는 우려하고 있다. 신안에 이어 장흥, 영광, 해남 무안, 고흥 순으로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에서 밭농사를 하고 있는 김모(55)씨는 “가뭄으로 인해 잎 시듦 현상이 예년보다 심하다”면서 “하늘만 쳐다보면서 비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흥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최모(45)씨는 “유례없는 폭염으로 농업용수가 턱없이 부족해 작황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당분간 비가 온다는 예보도 없어 ‘재난수준’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가뭄대책 상황실을 가동 중이다. 현재 가뭄발생 지역 9천957㏊ 중 3천688㏊(논 1천963, 바타 1천725)에 비상급수를 완료했고, 나머지 6천269㏊는 비상급수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지난 8일 가뭄 대비 용수개발사업비 80억원을 국비에서 긴급 지원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또 전남지역 4천640여개소의 관정과 5천140여 대의 양수장비 점검·정비를 완료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