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대포통장 개설 조폭 일당 검거 불법 도박업자 등에 넘겨 4천700만원 부당이득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6년 08월 24일(수) 20:24

노숙자, 지적장애인을 꼬드겨 이들의 명의로 통장이나 휴대폰을 개설해 부당이득을 취한 조직폭력패 일당이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광주역, 광천터미널 부근을 배회하는 노숙자·지적장애인 등에게 접근해 이들에게 술과 음식을 사주며 환심을 산 다음 그들의 명의로 휴대전화 및 통장을 개설해 대포물건을 유통시킨 조직폭력배 김모(24)씨, 모집책 안모(58)씨 등 20명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중 주모자인 김씨와 안씨 2명은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안씨는 명의자 모집 및 대포물건 판매책 등을 맡아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서구 광천동 광천터미널과 북구 중흥동 광주역 부근에서 배회하고 있는 노숙자·지적장애인들에게 접근해 “휴대전화나 통장을 개설해주면 음식과 돈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피의자들은 위와 같은 수법으로 노숙자 14명, 지적장애인 2명을 유인해 이들 명의로 유령법인 5개를 만들고 대포통장 8개를 개설하고 휴대전화 98대를 개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불법스포츠도박업자 등에게 대포폰은 대당 30여만원, 대포통장은 개당 200여만원씩 팔아 약 4천7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 이후 피의자들은 노숙자·지적장애인들에게 휴대전화는 대당 2만원, 통장은 100여만원만 쥐어주면서 피해자들은 최고 570만원 상당의 빚을 안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들은 광주지역 터미널 및 역 공용화장실 등에 ‘누구나 맞춤대출’이라는 명함 광고를 대량으로 게재해 신용불량자들까지 끌어들여 추가 피해자들을 더 모집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통된 대포폰과 통장이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에 사용될 수 있어 관련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