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여수산단’ 안전대책 시급 합성고무 공장서 배관교체 중 화재 근로자 5명 다쳐 40년 지나 안전사고 잇달아 발생…특별법 제정해야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6년 08월 28일(일) 20:27

지난 26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금호폴리켐 1공장 화재로 5명의 근로자가 다치면서 여수산단이 노후화돼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여수산단 내 합성고무 제조공장인 금호폴리켐 1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19에 의해 50분 만에 진압됐다. 이 화재로 근로자 4명이 전신에 3도 화상 등 중상을 입었다. 다른 근로자 배모(40)씨는 등과 엉덩이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재 공장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사고 당시 작업 과정과 화재 발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찌꺼기를 걸러주는 필터를 교환하고 뒷정리를 하던 중에 불이 났다. 헥산 가스를 보관하는 반응기 통 주위에서 불이 최초로 발생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합성고무 원료 촉매 과정에서 배관을 교환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필터 교환 과정은 매번 공정마다 이뤄져 여기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고 반응기 통과 연결된 배관의 균열 등에 의해 노말헥산 가스 누출이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배관이나 맨홀 뚜껑 등 설비 분야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해당 실무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또 29일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여수산단이 대체적으로 노후화돼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1967년에 제정된 여수산단의 시설이 40년 넘게 운영되면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화학산업의 특성상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공장에서는 사일로 탱크 폭발사고로 6명의 플랜트건설노동자가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2014년에는 한 태양전지판 제조회사에서 사염화규소(트리클로르실란)가스가 누출돼 황모(50)씨 등 3명이 다치기도 했다. 올해도 5월에도 여수산단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하청업체 직원들이 맹판 제거 작업을 하다가 새어나온 포스겐 가스에 새어나와 30대 근로자가 사망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산단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들에게 그 책임을 무겁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동·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여수국가산단특별법제정운동본부는 산업현장서 사고가 나오면 해당 기업에게도 책임을 무겁게 지도록 하는 내용의 여수산단 특별법 제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청하고 있다. /여수=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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