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은 손, 머물지 않는 정신’ 43년 조각인생 한 자리에 모으다 정윤태 조각가, 남부대 내 4천평 규모 ‘정윤태 조각공원’ 조성 지난해 편도암 투병 생활…암 극복 이후 작품 기증 결심 24점 기증…2019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성공 개최 기대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08월 29일(월) 19:39

정윤태

2019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열릴 남부대 캠퍼스에 ‘정윤태 조각공원’을 조성합니다. 이 조각공원은 제가 평생을 바쳐 이룩한 조각 작품들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제 영혼이 깃들어 있는 작품들을 기증함으로써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게 돼 더없는 영광입니다.
‘천지인(天地人)’의 조화를 바탕으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평화, 사랑, 희망을 담아 온 조각가 정윤태(사진)씨가 남부대 캠퍼스에 자신의 조각 작품 24점을 기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작가의 이 작품들은 남부대 내 ‘정윤태 조각공원’을 꾸미게 된다.

대학 시절부터 퇴임 직전까지 조선대와의 인연을 유지해왔던 정 작가는 조용기 남부대 설립자의 철학에 감동해 남부대에 작품 기증을 결정하게 됐다.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는 열정’을 모토로 훌륭한 인재 양성에 매진해 오고 계신 조용기 학원장님의 인생철학을 듣고 매우 감명 깊었습니다. 저도 대학 시절, ‘쉬지 않은 손, 머물지 않는 정신’이란 정신으로 조각 작업에 열중할 수 있었어요. 조 학원장님과 제 이런 생각이 서로 맞닿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을 기증하게 됐죠.”

정윤태 作 ‘청해진의 꿈‘ 정윤태 作 ‘함께해요-더 나은 미래‘

정 작가가 이처럼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게 된 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정 작가는 지난해 편도암을 선고 받고 지독한 투병의 시간을 겪은 것.

“평생 쉼 없이 예술가로, 교육자로, 미술 행정가로 살아오던 중 지난해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정말 암흑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 온 병마에 몸도 마음도 정말 지쳐있었죠. 지금은 모두 완치돼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때 생각했죠. 제 인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걸요. 그 꿈을 남부대에서 이루게 해 준 것이죠.”

9월 공식 개장하는 ‘정윤태 조각공원’에는 정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 24점과 그의 제자들인 박준하, 위재환, 이승욱, 이은래 작가의 작품 4점이 설치된다. 정 작가는 향후 6점을 더 기증해 총 30점의 조각 작품을 전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젊은 시절의 정 작가를 유명 예술가로 거듭나게 해준 국전·전남도전 입상작들, 국립현대미술관장상 수상작들 등 작가와 40여년 넘게 함께해 온 영광의 작품들도 모두 기증된다.

“남부대 재학생들은 물론이고 2019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열렸을 때 전 세계의 방문객들이 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아주 기쁩니다. 작업 당시에는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이 들었지만 이렇게 제 작품들을 모아놓고 보니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더욱 더 많은 분들이 정윤태 조각공원에 오셔서 제 작품도 감상하시고,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한편 정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를 졸업하고 이후 조선대 미술대 교수, 조선대 미술대 학장,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 및 이사, 한국미술협회 광주지회장,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 등을 역임하며 광주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7회의 개인전, 다수의 초대전 등에 참여했으며 대통령문화훈장, 국립현대미술관장상, 문공부 장관상, 한국문예진흥원장, 한국미협전 최고상, 프랑스 르 싸롱 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정윤태 조각공원 개장을 축하하는 기념식은 오는 9월12일 오전 10시30분에 남부대에서 열린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