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이 불러온 대재앙 임채만 정치부 차장대우

2016년 08월 29일(월) 20:28

1994년 이래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폭염이 한 달 넘게 각종 생채기를 남기고 떠났다.

올해는 매년 여름철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던 태풍마저 맹렬한 무더위의 기세에 방문 스케줄을 취소한 듯 했다. 80-90세 초고령 어르신들도 한 평생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니 덥긴 정말 더웠나 보다.

이처럼 유례없는 날씨로 인해 온열질환자도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것도 모자라 ‘후진국 병’ 콜레라가 창궐해 1, 2호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년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기인된 것으로 분석했다.

숨막히는 무더위에 사람만 괴로운 게 아니었다. 완도에서만 전복 250만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190억원 가까운 피해액이 집계됐다.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폐사 확률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문제는 원인이 고수온으로 판명될 경우 피해 어민들이 보상을 받을 수가 없게 된다는 점이다. 고수온 특약으로 보험을 든 어민들이 없기 때문이다. 과히 기상이변이 불러온 대재앙이라 불릴만 하다.

오리, 닭 등 가축들도 마찬가지다. 숨막히는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다. 이상기후 탓에 맥없이 쓰러진 셈이다.

무엇보다도 올 여름 폭염으로 가장 이슈가 된 전기 누진제다. 전기료 폭탄 때문에 에어컨은 그야말로 장식용으로 비치했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살기 위해 가동했다는 게 서민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산업용은 싸게, 가정용은 누진제를 적용하다 보니 불만이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뒤늦게 누진제 개정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 늦은 감이 있었다. 이 모두 다 기상이변이 불러온 사회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올해로 끝난 게 아니라는 것.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는 갈수록 심화될 게 명약관화하다. 최악의 사태까지 직면해서 사후약방문하지 않고 미리미리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국민의 정부, 주민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자치단체가 돼 주길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