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운동장’ 예산타령만 할 것인가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6년 08월 30일(화) 19:42

주택가 인근 운동장은 이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말이나 야간에 우레탄 트랙에서 조깅을 하거나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존 마사토 운동장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우레탄·인조잔디 등이 보급되면서 바뀌어진 풍경이다. 그러나 이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시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광주지역 초·중·고교 인조잔디와 우레탄 운동장에 납과 중금속이 검출돼 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광주시와 각 자치구도 관내 공원에 설치된 우레탄·인조잔디 운동장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조잔디에서 나오는 납과 중금속 등은 성장기 아동에게 뇌 발달 저하, 호르몬 교란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기에 오래된 우레탄 운동장과 인조잔디에 공원 내에서 휴식하는 많은 시민들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그간 행정기관들은 그간 우레탄 운동장과 인조잔디 유해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다. 우레탄·인조잔디를 관리하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다보니 내구연한(7-8년)이 넘어갔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과거에도 인조잔디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나왔지만 행정기관은 귀를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시험성적 결과’를 통해 일곡근린공원 인조잔디 발암물질이 기준치보다 10배 이상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전면조사가 아닌 일곡근린공원 인조잔디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됐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우레탄·인조잔디 운동장의 활용도를 감안하면 서둘러 이를 교체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노후화된 운동장을 교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만드는 등 전반적인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한다. 언제까지 예산타령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