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범행 구체증거 규명 여부가 관건” ● 15년만에 법정에 선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
| 2016년 08월 31일(수) 20:13 |
광주지법형사11단독부(부장판사 강영훈)는 31일 지난 2001년 2월4일 새벽 나주 드들강에서 여고생(당시 17세)A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채팅사이트를 통해 A양과 만난 김씨는 광주 남구 월산동에서 나주 남평읍 드달강변까지 차로 데려가 강간 후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A양을 물속에 빠뜨려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그간 수사과정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김씨의 DNA와 A양 몸에서 발견된 DNA가 일치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과 경찰이 재수사해 다시 기소했다. 현재 김씨는 지난 2003년 강도,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구속기소중이다.
김씨는 자신은 피해자를 강간하고 살인한 적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법정에서 김씨는 “살인을 한 적도 없고 사건 당일 A양과의 성관계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DNA가 있다고 하는데 왜 검출이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여자친구와 강진에 간 것이 맞나’라는 재판부 질문에는 “(원래 몰랐지만)사진을 보고 알았다”며 “사진에 조카와 전 여자친구가 같이 찍혀 있어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진은 김씨가 강진에서 전 여자친구와 찍은 것으로 수사 당시 김씨가 나주에 없고 강진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한 증거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오는 9월19일, 26일, 28일에 4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재판에서는 김씨가 A양을 드들강으로 데려가 강간하고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올 수 있느냐가 주요 쟁점으로 보인다. 과거 수사에서 김씨는 매번 피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부족으로 수사망을 빠져나왔다.
검찰은 A양의 몸에서 나온 DNA와 김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점 등을 토대로 유죄를 입증할 계획이다. 하지만 범행 당일로부터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면서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해 검찰이 범행을 어떻게 증명할지가 관건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두고 재판부는 “김씨가 A양을 승용차에 태웠다는 증거가 없는데 추측이 아니냐, 피의자와 피해자간 인터넷 채팅을 했다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몇몇 증거들을 채택하지 않기도 했다. 향후 재판에서도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해자 가족인 A양의 어머니 최모(59)씨와 동생 등이 찾아와 이날 첫 재판을 참관했다. 이들은 피의자가 여전히 죄를 인정하지 않고 뻔뻔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최씨는 “법정에서 본인이 저지른 죄를 부인하고 있더라”라며 “제대로 된 재판을 통해 죄값을 치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A양의 동생은 “김씨가 한 가정을 파탄시켜 놓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재판부가 재판을 통해 꼭 벌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