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총장 선거는 ‘정치판’이 아니다 김재정 사회부 차장 |
| 2016년 09월 04일(일)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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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는 구성원 투표를 통해 ‘간선제’로 오는 11월 차기 총장을 뽑기로 결정했고, 조선대학교는 법인이사회와 각 구성단위가 한 발씩 양보, 오는 20일 선거를 치른다.
양 학교 모두 구성원간 합의와 양보 등으로 ‘모양새 좋게’ 갈등을 봉합했지만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총장 선출 방식 결정을 놓고 지난 수개월 간 양 학교가 보여준 모습은 ‘상아탑’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무이다. 기실 ‘정치판’과 다를 바 없었다. 의견을 달리 하는 구성원에 대한 비판과 비난 등은 지성인의 전당이라는 대학, 그것도 교수들이 보여줘야 할 모습은 아니었다.
어찌 됐건 조선대학교는 5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각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판’ 냄새가 난다. 일부 출마 예정자에 대한 문제 제기 뿐만 아니라, 원색적인 비난도 들린다. 순수하게 학교 구성원의 선택으로 진행돼야 할 총장 선거에 일부 정치인이 개입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일각에서는 총장 선거가 향후 이사회 재편 등 학교 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구체화되고 거세질 공산이 크다.
과거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 모두 총장 선거 때마다 각종 분란에 휩싸였다. 그 상처를 봉합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상처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교, 지역사회의 몫으로 남았다.
총장 선거는 학교의 대표를 뽑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학교의 발전, 구성원 화합, 무엇보다 매 학기마다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이 더욱 질 좋은 교육을 받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래서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전남대학교와 조선대학교의 이번 총장 선거는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선거 이후 또 다시 갈등에 빠지면 그동안의 노력은 결국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정치판’의 술수가 아닌 ‘상아탑’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지역 대학은 특정 교수·세력의 소유물이 아니다. ‘또 그럴 줄 알았다’는 지역민의 냉소가 되풀이 돼선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