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국책사업 실패와 광주 정치권의 무능력

2016년 09월 11일(일) 19:14

광주시가 오래 전부터 공들여 온 국책사업인 ‘잡월드’ 유치에 실패했다. 그것도 뒤늦게 뛰어든 결코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은 순천시에 양보 아닌 양보를 한 셈이 됐다. 민선 6기 들어 광주·전남은 서로 상생카드를 내밀며 국책사업을 포함해 지역현안의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지역 발전에 앞장서자고 했지만 결국 눈앞의 실적을 놓고 물거품이 됐다. 더욱이 광주·전남지역 유일한 여당 국회의원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영향력에 새삼 놀라울 뿐이다.

반면 지역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입지선정에 ‘정치적 힘의 논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지역 정치권,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역량과 지역현안에 대한 해결노력 등을 가늠해보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과거 일당독점 구도에서 지역 국회의원들은 당선만 되면 그 뿐 지역현안에 올인하지 않았다. 지역에 내려오면 군림하는 행태를 보이다 국회에 올라가면 공천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4·13총선에서 지역 정치권은 기존의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 당으로 의원이 대부분 바뀌었다. 물론 예전 민주당 인사가 옷을 바꿔 입고 당선된 인사가 많고 나머지는 신인들로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잡월드 사업의 경우 광주는 유치전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정부에 첫 제안을 했고, 시교육청과 함께 유치를 위한 TF팀도 운영했다. 교통 등 입지여건이나 이용객 확보, 시너지 효과 등 모든 평가항목에서 순천에 뒤질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여당의 대표가 된 이정현의원의 정치력이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광주 북갑)은 성명서를 통해 정치적 외압 외에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평가 자료 및 선정 사유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어쨌든 유치전은 끝이 났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이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됐다는 점에서 아쉬울 뿐이다. 하지만 야권의 텃밭이라고 주장하는 광주지역 현안을 여소야대 정국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역정치인의 역량의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지역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를 고려하면 지금부터라도 지역정치인의 분골쇄신하는 치열함과 헌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