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현수막에 중상, 누가 책임지나요” 도로변 현수막 줄에 걸려 넘어져 두개골 손상 뇌수술 서구, 철거 조치가 고작…해당 건설사 책임 ‘나몰라라’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2016년 09월 11일(일) 19:58

불법현수막 줄에 걸려 넘어져 뇌수술을 받고 치료중인 고교생(좌). 사고 당시 광주 상무지구에 설치된 불법현수막. 광주 모 고등학생이 지난달 이 불법현수막의 줄에 걸려 넘어져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길을 건너던 10대가 불법 현수막에 걸려 다친 것을 두고 해당 지자체와 업체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논란이다.

두개골 손상으로 피해자는 한달여 동안 치료를 받고 있지만 해당 현수막이 철거된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일 오후 2시께 광주 서구 치평동 5·18공원 앞 사거리에서 5·18공원 방향으로 뛰던 고교생 A(17)군이 넘어지면서 기절했다.

횡단보호 신호등 왼쪽 옆으로 달리다 가슴 부분이 줄에 걸리면서 보도블럭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친 것.

A군은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수술을 받은 후 현재 회복 중이다. A군의 부모는 이날 저녁 서구에 민원을 신청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서구가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으로 조치를 끝내고 A군의 부모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구는 A군의 부모로부터 두 번째 민원을 받고서야 정황을 파악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불법 현수막을 설치한 건설사 측의 대응은 더 미흡했다.

A군의 부모는 사고 당일 “현수막에 걸려 아이가 다쳤다”며 해당 건설사에 항의했으나 S건설 측은 환자의 경과가 나온 뒤 추후 다시 연락하자고 답변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3주가 넘도록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S건설을 비롯해 아파트 입주 대행사는 보상은커녕 A군의 안위조차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수막을 부착했던 아르바이트생이 사과를 한 것이 전부다.

치료 완료를 앞둔 지난 7일에서야 S건설로부터 연락을 받은 A군의 부모는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부모는 “천만다행으로 뇌 손상까지는 입지 않았지만 두개골이 크게 손상되는 등 한달여 동안 아이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수술을 비롯해 치료를 받느라 고1인 아이가 등교도 못하는 상황인데 지자체나 건설사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S건설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이 설치한 현수막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회사차원에서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A군의 부모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경찰서 등에 방문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었다. 다만 확실한 증좌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두 주장만으로는 보상·조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