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고향에…추석연휴 더 바빠요” 경찰·소방서, 응급의료기관 종사자 휴일없이 근무 취업준비생·고3생도 명절 스트레스 귀성길 미뤄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

2016년 09월 12일(월) 20:14

광주 남부소방서 송하119안전센터 김용덕(오른쪽) 소방대원 등 대원들이 신고가 접수되자 긴급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올 추석에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 고향을 가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네요. 명절이 끝나고 잠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광주 남부소방서 송하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김용덕 소방대원은 “추석때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소방서에서 근무해 고향을 찾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순창이 고향인 김씨는 “소방서는 24시간 시민의 안전을 위해 근무하기 때문에 추석이라고 따로 쉬는 날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소방관들도 모두 기존 3조2교대 근무로 일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당일날 고향 방문은 힘들고 주로 전 주나 연휴가 끝난 후 찾아가는데 그간 동창이나 고향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며 “하지만 소방관 특성상 명절 근무는 당연하고 우리 덕분에 시민들이 안심하고 명절을 보낼 수 있어 보람은 크다”고 밝혔다.

추석을 맞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지만 묵묵히 연휴를 반납하고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소방관은 물론 교통경찰이나 의료기관 종사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일선 경찰서에 근무하는 교통경찰관들은 평소보다 더 바쁜 연휴를 지낸다. 추석 기간에 귀성길 고속도로와 성묘 차량 등으로 각 도로 정체가 심심찮게 일어나기 때문에 교통경찰관들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광산경찰서 오인수 교통안전계 경장은 “광산 IC에서 나주나 영암쪽으로 빠지는 이들이 많아 평소 경찰 인력에 비상근무 인력까지 투입해 교통정리를 한다”며 “명절날 고향을 못가서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서운해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해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고속도로에서 광주시내로 진입 또는 지방으로 내려가는 귀성 차량에 대비해 정체가 예상되는 주요 IC 및 시외곽 진·출입로에 교통경찰관을 최대한 집중 배치해 교통 분산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기관들도 추석을 맞아 비상진료체제에 들어갔다. 광주시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을 비롯한 21개 응급의료기관에서 24시간 비상진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당직의료기관 733곳, 공공의료기관 15곳 등 총 748곳과 휴일지킴이 약국 1천54곳이 연휴에도 쉬지 않고 운영된다.

반면, 입시를 앞둔 고3생이나 취업을 이유로 고향을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8)씨는 올해 취업을 위해 광주귀경을 포기했다. 이씨는 “지난 9일 경찰공무원 2차시험까지 합격해 다음달에 예정된 적성검사 및 체력검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 추석에 웃으며 지내기 위해 고향 방문을 잠시 미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지난해에도 고향에 돌아갔지만 취업문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해 내려가지 않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귀경길로 돈·시간 축내고 집에서 스트레스 받느니 차라리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