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유발하는 불법현수막 엄단해야

2016년 09월 12일(월) 20:14

불법 현수막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관계당국이 지속적으로 단속에 나서도 그때뿐이다. 문제는 불법현수막으로 인해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는 고교생이 불법현수막 끈에 걸려 넘어지면서 중상을 입었다. 횡단보호 신호등 왼쪽 옆으로 달리다 가슴 부분이 줄에 걸리면서 보도블럭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친 것이다. 이 학생은 현재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고 치료 중인데 보상은커녕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한다.

고작 취해진 것은 해당 구청의 현수막 철거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불법 현수막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2분기 광주에서 적발된 불법광고물은 52만7천31건으로 전년동기 39만6천429건 보다 13만602건(24.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과태료는 17억4천만원에서 81억8천만원으로 무려 368% 늘었다. 일부 몰지각한 업자들은 불법현수막을 설치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과태료 부과에 대해서는 크게 게의치 않고 있다고 한다.

불법현수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의식과 관계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병행돼야 한다. 먼저 도로에 침을 뱉지 않고, 질서를 지키는 것처럼 불법 현수막을 내걸지 않은 것은 같은 맥락에서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 단속도 강화돼야 한다. 과태료보다 불법으로 인한 이익이 많다는 인식이 지배하는 한 큰 효과를 내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 동구에서 도입한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가 눈길을 끈다.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는 전주, 가로수, 가로등주, 건물벽면, 버스승강장 등에 부착된 불법 현수막과 벽보, 전단지 등 불법광고물을 수거해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보상금 지급기준은 현수막은 일반형 1천원, 족자형 500원이며 벽보는 장당 50원, 전단은 10원이다. 1인당 최대 보상금은 하루 2만원, 월 20만원 이내이다. 얼마나 성과를 낼지 모르지만 시도는 칭찬할 만 하다. 결국 불법현수막으로 인한 도시미관 손상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단속과 선진시민의식 실천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