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도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조민우 |
| 2016년 09월 19일(월) 19: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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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능이 타인과의 의사소통 및 정서적 교감이라면, 운전에도 언어가 있다. 즉 운전을 하면서 방향지시등, 비상점멸등, 경음기 등으로 다양한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차량 한 대가 급히 내 앞으로 차로변경을 하려고 하면 조금 언짢을 수 있다. 이 때 차로변경을 한 차량 운전자가 비상점멸등을 켰다면 아마 “미안합니다”와 같은 사과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도 비상점멸등을 켠다면 “괜찮습니다”와 같이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달할 수 있다.
대표적인 도로에서의 소통 수단으로 소위 깜박이라고 하는 방향지시등이 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알다시피 방향지시등은 자신의 진로방향을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 등 교통참여자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상대방에게 양보 또는 양해를 구하는 의사소통 수단이다. 최근 문제시 되는 보복운전의 경우도 50%이상이 상대방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끼어들기를 한 것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라고 하니, 방향지시등 작동은 갈등을 피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38조 제1항에서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좌회전·우회전·횡단·유턴·서행·정지 또는 후진을 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경우에는 손이나 방향지시기 또는 등화로써 그 행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또한 진로를 변경하고자 하는 방향의 방향지시기를 일반도로에서는 해당 행위를 하려는 지점에 이르기 전 30m,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상에서는 100m 전방에서 신호를 해야 한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승용차는 3만원, 이륜차는 2만원, 자전거 등도 1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또한 방향지시등 및 진로변경과 관련하여, 도로교통법 제19조 제3항에 명시하고 있듯이 진로변경을 하려는 경우 변경하려는 방향으로 오고 있는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다면 진로 변경을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미리 진로를 변경하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알린 차량에게 3초만 기다려 양보해주는 미덕을 행하는 것도 긍정적인 소통을 이루는 방법일 것이다.
운전언어의 대표적인 다른 수단으로 비상점멸등을 꼽을 수 있다. 비상점멸등은 좌‘우 방향지시등을 동시에 켜는 것으로, 의사소통에 있어 객관적인 정보 전달 외에도 운전자의 정서를 주고받는 수단이기도 하다. 비상점멸등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그 의미가 분명해질 것 같다.
방향지시등과 비상점멸등은 운전언어에 있어 정보를 전달할 뿐 아니라, 우리의 교통문화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중요한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이 외에 경음기나 전조등을 사용해 운전 중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분노와 불쾌함, 놀람 등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치는 수단보다는, 방향지시등·비상점멸등처럼 보다 긍정적인 소통 수단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도로 위에 긍정이 더 많을수록 선진 교통문화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에서의 언어능력, 의사소통수단에 대해서 몇 가지 말해 보았고, 이 글을 읽은 독자 여러분은 충분히 이해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언어 능력은 알고 이해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이제 여러분이 방향지시등을 켜고 비상점멸등을 켤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