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종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장 기고- 청년창업에 대한 단상 이명종 |
| 2016년 09월 20일(화)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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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실업자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첫째, 지난 1주간 일을 하지 않았고 둘째, 일을 주면 일을 할 수 있고 셋째, 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다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사람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는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등 세 가지에 반드시 포함된다. 따라서 일자리를 찾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한다. 예컨대 올해 7월 광주지역 15세 이상 인구는 127만 2천명인데 취업자는 74만 6천명, 실업자는 2만 2천명 비경제활동인구는 50만 4천명이다. 비경제활동인구를 보면 가사 17만 3천명, 통학 14만6천명, 육아 4만5천명 등인데 쉽게 말해 주부, 학생, 구직단념자, 연로자, 심신장애자 등이 포함된다 하겠다.
한편 2015년중 광주지역 청년(15세-29세)의 고용사정은 어떠한가? 고용률은 36.2%로 울산(36.2%)과 같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좋지 않다. 인천(42.1%), 대전(41.3%), 대구(39.6%), 부산(39.5%) 보다 낮다. 실업률은 어떠한가? 광주의 실업률은 7.6%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다. 좋은 시그널이다. 인천(11.9%), 대구(10.0%), 부산(9.7%), 울산(9.6%), 대전(8.8%) 보다 낮다. 15세 이상 전체 기준으로 봐도 고용률이 낮고 실업률도 낮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용률이 낮으면 실업률이 높은데 광주는 조금 이상하다.
광주지역의 고용률이 낮은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상대적으로 큰 것이고 실업률이 낮은 것은 경제활동인구 중에 실업자로 분류되는 인원이 적다는 얘기이다. 필자는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 ‘구직단념자’에 주목하고자 한다.
취업이 어렵다며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최근 1913송정역시장, 대인시장 등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청년 창업자들이 답이 아닐까 싶다.
청년창업이 성공하려면 임대료, 자금조달, 판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리라고 본다. 임대료 문제는 과거의 송정역시장 같은 경우처럼 전통시장을 찾아 봐도 좋고 공공기관 등이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한국도로공사처럼 고속도로 휴게소 내 청년창업매장 영업권을 부여하고 휴게소 일부를 창업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광주송정역, 지하철역 등을 제공하면 어떨까 싶다.
자금조달은 지자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벤처기업을 키운다는 정책으로 창업지원 자금을 파격적으로 지원해 해결하면 좋겠다. 열심히 했는데 실패했다면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도 상당부분 탕감해 주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신설법인이 444만개에 이를 정도로 창업열풍이 불고 있는데 각종 규제 완화와 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컨대 상해시는 손실을 입은 엔젤투자자에게 연간 최대 6백만 위안까지 보상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창업 초기 판로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공공기관 등이 장애인, 사회적 기업 제품을 일정 비율 구매하듯이 청년기업의 제품도 우선 구매해 주자는 것이다.
필자가 서울 올라가기 전에 자주 들르는 곳이 있다. ‘1913송정역시장’이다. 그중에서도 ‘또아식빵’을 간다. 이번에는 살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30명 내외가 줄지어 서있다. 오늘도 기차시간이 있어 포기하고 돌아선다. 그런데 아쉬움보다는 흐뭇함이 앞선다. 청년창업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 계속 성공을 기원한다. 구직단념자도 청년창업자의 성공모델을 보고 도전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