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력시위, 과잉진압 그리고 고민 없는 정부 유대용 사회부 기자 |
| 2016년 09월 27일(화)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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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있었음에도 한쪽은 경찰이 쓰러진 남성을 향해 살수하는 장면을, 다른 한쪽의 카메라에는 의경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대의 모습이 찍혔다.
11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어느 한 지도자는 이렇게 말했다.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런 불행한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국민 사과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이 내용에는 진실한 사과의 메시지가 담기기도 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사회를 향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다만 아쉽게도 지난해 11월 혹은 현재가 아닌 2005년 말께 ‘쌀시장 개방 반대’ 시위를 벌인 농민들이 경찰에게 진압당하는 과정에서 숨진 것을 두고 발표된 내용이다.
민중총궐기대회와 관련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진 다음날 정부가 발표한 긴급 담화문에는 ‘폭력시위’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각오만 담겼다. 이 시위에 대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정의 내렸다.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현재까지도 정부의 태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다.
10여년 전 국가 지도자가 사회에 제시한 고민은 더 이상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현 정부는 그때의 고민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한 것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