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엉터리 농산물 수급 예측 무·배추 폐기 혈세 57억 줄줄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6년 09월 28일(수) 19:57

국내 농산물 수급 안정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창고에 비축해뒀다가 방출 시기를 놓쳐 폐기한 농산물이 6천979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을 처리하는데 수매·창고보관·폐기에 소요된 비용을 합쳐 56억9천600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홍문표의원이 aT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수급 및 가격안정 목적으로 1만3천409t의 배추·무 등을 사들여 비축했다.

하지만 이중 절반이 넘는 6천979t의 농산물을 공급 과잉과 작황 등의 수급 상황을 잘못 예측하고 방출 시기까지 놓쳐 창고에 장기간 보관하다 썩어 폐기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고랭지 무 7천657t을 수매해 이중 3천270t을 폐기했다. 지난해에는 봄 배추·봄 무 2천721t을 수매했으나 수급상황에 문제가 없어 방출하지 못하고 보관하다 품위 저하품으로 분류된 2천416t을 버렸다.

2014-2015년에는 생산량 급감과 추석수요 증가에 대비해 고랭지 배추 3천31t을 사들였지만 수급이 원활히 이뤄진 데다 방출 시기를 놓치면서 이 중 1천293t을 폐기했다.

한편 aT는 2014년부터 올 6월 말까지 국영무역방식으로 마늘, 고추, 양파, 참깨 등의 농산물을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 2천25억원의 막대한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홍 의원은 “aT가 국영무역으로 수입하는 농산물 이익은 전액 국내 농산물가격안정기금으로 사용되는 만큼 엉터리 수급 예측으로 폐기된 농산물은 결국에는 국내 농산물 피해로 돌아오는 셈”며 “과학적인 수급 예측을 통해 막대한 국고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