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홀대한 정부의 ‘의료질 평가지원금’

2016년 09월 28일(수) 20:13

지방의 의료수준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수도권과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인 게 사실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고, 혹여 지원금이라도 있다면 전폭적이어야 하는게 맞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의 현실이 빚어지고 있다. 일명 ‘선택진료비’ 축소 정책에 따라 신설된 ‘의료질 평가지원금 제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 마디로, 서울 등 수도권 병원에만 유리한 구조로 지역 간 의료 양극화를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광주 서구을)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종별 의료질 평가 지원금 배분 현황(2015.9-2016.4)’에 따르면 서울은 전국 최하위 호남권 병원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은 2.3배, 종합병원은 3.6배 많았다.

서울은 상급 및 종합병원 53개(20%)가 의료질 평가 지원금으로 279억9천만원(39%)를 지원받은데 반해, 호남권(전북, 전남, 광주)은 35개(13.2%)가 46억4천100만원(6.5%)에 그쳤다.

이처럼 눈에 띄게 격차가 난 것은 올해의 경우 기존 37개 보다 더 늘어난 59개 평가 지표로 이뤄졌고, 새 지표들 역시 서울 및 수도권 병원에 유리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평가 연구자 및 심의위원들이 수도권 병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이들로 구성된데다, 평가기준도 진료량이 많아질 경우 지원금이 늘어나는 방식이어서 수도권의 경우 등급을 낮게 받더라도 환자수가 많아 더 많은 지원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에 따른 ‘비급여 비용 풍선 효과’를 감안하지 않아 병원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될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데이터로서 ‘지금까지 잘 한 것에 대한 보상’ 형식이어서 지원금은 결국에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질 양극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내년에도 5천억의 지원금은 지역별 불평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질이 열악한 지역에 지원금이 지속적으로 적게 배분된다면 의료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하다. 이제라도, 지방의 현실, 지방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현 정부의 기조인 국토균형발전에도 이는 맥이 닿아있다.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지방을 살리기 위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