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 종착역은 어디인가

2016년 09월 28일(수) 20:13

연이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100여명의 생명과 1천여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속 문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다른 제조사 10여 곳의 치약, 화장품 등에도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의 민낯을 적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원상사가 문제의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 함유 원료물질을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30곳 이상에 납품했다”면서 “이 중 의약외품 혹은 화장품으로 관리가 필요한 치약·화장품·구강청결제(가글액)의 제조업체는 10여 곳”이라고 밝혔다. 10여 곳에는 치약 회수 조처가 내려진 아모레퍼시픽 외에 애경산업, 코리아나화장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이전에 CMIT/MIT가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등 치약 11종을 회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는 물질로 회수 대상 치약에는 보존제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 등에 문제 물질이 포함된 원료들(미원상사 납품)이 사용됐다. 식약처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안도감보다는 “믿을만한 제품 하나도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 파문이 어디로까지 확산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은 국민들로부터 공분(公憤)을 사기에 충분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부작용 논란이 불거진 것이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런데 한심한 것은 그동안 대책 마련은 커녕 새로운 파문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안일한 대처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유사한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