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오감만족 마케팅 ‘올인’ [지역마케팅의 힘]<12>‘관광이 답’ 오사카 관광국 전략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716만명…6년새 4배 이상 늘어 와이파이 확대 등 인프라 정비·‘밤 문화’ 집중홍보 눈길

2016년 10월 03일(월) 20:01

오사카의 새로운 관광 모멘텀으로 자리잡은 USJ(Universal Studio Japan). 올해 개장 15주년을 맞은 USJ는 2014년 해리포터존 개장 이후 한국과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오사카 뿐만 아니라 일본 관서지방 관광을 견인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일본 오사카시는 전통적인 관광도시다. 오래 전부터 ‘식도락 천국’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게다가 기차로 1시간 이내 거리에 교토와 고베, 나라 등 오사카와는 분위기가 다른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식도락 만으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앞서 살펴봤듯 USJ(Universal Studio Japan)나 엑스포시티 등은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하나 더, 오사카 관광의 중심에는 바로 오사카 관광국(Osaka Convention & Tourism Bureau)이 있다.

◇오사카시-오사카부 관광 업무 통합

오사카 관광국은 오사카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당초 오사카시와 오사카부 각각의 관할로 나눠 활동하다 관광 진흥에 관한 조직을 하나로 통합, 공익재단법인 오사카 관광국을 발족했다.

미디어 취재 지원, 관광전 참가, 팸투어 실시 등 국내외 프로모션을 전담하고 있다.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최신 정보 제공 등도 오사카 관광국이 하는 일이다.

가이드북 및 지도 발행, Wi-Fi 환경 정비, 오사카 주유패스 판매, 마케팅 리서치, MICE 개최 지원, 영화·드라마 촬영 지원 등도 업무 범위다.

즉, 오사카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오사카부 및 오사카시의 역사·문화·경제적 특성을 살리면서 오사카 지역 일대의 관광 사업 진흥 및 컨벤션 사업 진흥에 주력하고 있다.

통상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업무가 지자체 산하 한 부서가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오사카 관광국의 업무는 방대하다.

핵심은 관광은 관(官)이 아닌 민간의 영역이라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한 것이다. 현재 조직과 같은 오사카컨벤션뷰로가 설립된 시기가 1984년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사카 관광국이라는 명칭은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다.

최근 전남도가 산하 전남문화예술재단을 전남문화관광재단으로 전환한 것도 오사카처럼 관광분야에서 민간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사카는 일본 내에서도 식도락 천국으로 유명하다. 저렴한 산해진미가 가득해 1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사진은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도톤보리를 찾은 인파의 모습. 상당수가 한국과 중국 관광객일 정도로 외국인이 넘쳐난다. /일본 오사카=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새로운 마케팅…외국 관광객 급증

오사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09년 170만명, 2010년 235만명, 2011년 158만명, 2012년 203만명, 2013년 263만명, 2014년 376만명, 2015년 716만명 등 최근 급증세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USJ 해리포터존 개장(2014년 7월)과 엔저 현상 이후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지난해 716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272만명(37.9%)에 달한다. 이어 한국 108만명, 대만 105만명, 홍콩 54만명 등 일본 인접 국가의 관광객이 오사카로 밀려들고 있다.

오사카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 증가하는 이유를 USJ나 엔저 현상에서만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 저렴하다거나 새로운 관광 포인트 등은 부가적인 메리트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오사카의 매력을 키우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바탕에 깔려 있어 가능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지난해 취임한 미조하타 히로시 오사카 관광국 이사장의 4대 마케팅 전략은 ▲인근 도시와의 연계 강화 ▲서비스 강화 ▲24시간 관광도시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이다. 큰 틀의 접근 방식은 국내 지자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속들 들여다 보면 확연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도시 관광은 ‘밤’ 유흥문화도 활성화

인근 도시와의 연계 강화는 교토와 나라, 고베를 활용하는 등 오사카를 관서(간사이) 지방의 관문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복안이 깔려 있다. 오사카 관광국의 캐치 프레이즈도 ‘Asian Gateway Osaka’다. 오사카에만 국한하지 않고 관서 지방을 찾은 관광객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오사카 관광국이 만든 관광지도나 안내 책자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오사카 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의 관광포인트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다.

오사카 관광국이 발행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Osaka Night Life’ 책자. 오사카에서 즐길 수 있는 밤 문화가 총망라돼 있다./오사카 관광국 제공

서비스 강화 분야는 Wi-Fi 확대가 핵심이다. 오사카 도심 어디에서나 관광객들이 무료 Wi-Fi를 이용할 수 있게끔 통신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오사카 관광의 특성을 감안, 스마트폰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가장 눈에 띄는 마케팅 전략은 ‘밤 문화’ 강화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조하타 이사장은 ‘잠들지 않는 도시’를 강조했다.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먹거리 골목과 심야 운영 레스토랑들을 소개하며 24시간 먹거리와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 오사카의 매력을 어필했다.

오사카에서 택시를 타면 관광 안내 팸플릿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밤 문화와 관련된 광고가 많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오사카 관광국이 발행한 별도의 밤 문화 책자도 있다.

‘잠들지 않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공항 셔틀버스 운행을 24시간으로 확대하고 조명 및 나이트 크루즈 등 야간 경관도 정비했다.

미조하타 히로시 오사카 관광국 이사장은 “밤새도록 다채로운 매력이 넘치는 오사카에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주기를 희망한다”며 “24시간 편리한 관광 인프라와 보다 풍성한 볼거리로 한국인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조하타 이사장은 “오사카 관광 마케팅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Wi-Fi 정비와 숙박시설 및 가이드 등 인재 확보, 출입국 관련 간소화 등이다”며 “오사카에 오면 불편함이 없이 언제나 즐거운 도시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일본 오사카=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