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취해야 할 최고의 한 수 본사 사장 ssnam48@kjdaily.com

2016년 10월 12일(수) 20:01

필자는 현장기자시설 문화예술분야에 매료돼 오랫동안 문화부기자를 고집한 적이 있어서 광주가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문화산업’에 매우 관심이 많다. 특히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조성될 때 ‘문화로 밥먹고사는 광주’라는 말을 최초로 쓴 사람이기도 하다. 해서, 2년전 민선6기 윤장현광주시장 취임시 필자는 광주시청내 문화산업전문가가 핵심부서, 심지어 문화부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2014년 7월3일자 ‘남성숙칼럼’ 제목은 ‘광주에는 문화부시장이 필요하다’였다. 가장 큰 이유는 단군 이래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화프로젝트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면 광주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문화 판, 아시아의 문화 축이 대지진을 일으켜야 할 책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2년 전 당시, 필자는 ‘한국 문화계의 대사건이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국책 사업이란 이름으로 아직도 광주시민 품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차치하고, 광주시의 문화정책 컨트롤타워 부재’라고 썼다.

당시 필자는 광주의 문화가 아시아문화를 견인하기 위해선 새 틀이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컨트롤타워인 만큼, 광주시장을 중심으로 문화정책을 총지휘할 감독인 문화관광정책실장을 민간 전문가로 공채하든가 문화담당 부시장을 두는 안을 적극 주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 중의 전문가를 발탁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정부-광주시-광주시민-아시아 네트워크를 총감독할 사람이 있어야 ‘문화로 밥먹고 사는 광주’ 그림이 확고해진다고 소리쳤었다.

그러나 그 글을 쓴지 2년이 지난 지금, 11일 열린 광주시의회 제25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선 광주시 문화관광산업 정책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광주시의회 이정현 의원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가 문화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문화산업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의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이 10년째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1-2014년까지 문화산업 분야 MOU를 체결한 기업은 총 21개였지만 실투자액은 17%에 머물고 있다. 콘텐츠산업 매출액도 조금씩 늘어났지만, 전국 매출액 비중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는 명실공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인데 도대체 누가 그렇게 인정하고 있을까. 2002년, 14년전에 ‘문화도시’라는 공식 이름을 붙였지만 지금까지 뭘 했을까? 지금 광주시민 대부분이 구도청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지나갈 때 내뱉는 ‘쯧쯧’은 무슨 의미일까. 아, 정말 큰일났다, 싶을 정도로 정막감이 감돈다. 북적거릴거라던 아시아 사람들의 문화창작소 역할은 어디서 하고 있는가.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아시아문화전당 같은 대표적인 혈세낭비사업’이라고 말하고 난 뒤에도 이 논리를 반박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1세기 새로운 창조경제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내놓고 설득하는 이를 보지 못했으니···.

필자는 2015년 9월9일 칼럼 ‘전당개관, 광주에 문화예술경영자는 있는가’에서도 ‘문화산업 리더가 경영패턴을 창출해서 전당의 힘이 광주의 문화향기로 흘러들고 광주에 스면든 그 향기가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로 울려 퍼져야 한다. 혁신적인 문화예술리더십을 기대한다’고 쓴 적이 있다.

올해 4월, 영문연구서 ‘문화도시 광주’를 펴낸 전남대 류재한 교수도 문화도시 광주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문화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산업을 꽃피우기 이해서는 열정적인 사후관리 능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현 시점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아시아는커녕 한국사람에게도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되기는 커녕 광주시민에게도 제대로 평가를 못받는 이유를 대라면 예산·인력·인프라·의식· 컨텐츠 등 수 만가지를 댈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갖고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장이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사람’에 있다고 본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글로벌한 주제를 끌고갈만한 큰 문화인물, 사람과 돈을 불러 모으고 국가가 주목할만한 글로컬(글로벌 로컬)한 기획자를 광주시정의 주요 결정 자리에 놓지 못한 것이 큰 실책 중 하나다.

필자는 민선6기 후반기 인사에서도 ‘문화부시장’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자동차 100만대 시책’만큼 중요한 한 축, ‘문화로 밥먹고 사는 광주’를 챙기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지금 현재 ‘무엇이 중한디~’ 묻고 싶다.

무슨 사업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반 리더의 역량이 중요하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성공은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끌어내는 것 못지않게 이 문화산업을 총지휘하는 문화예술경영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그러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직도 직무대리 상태고 광주시는 강건너 불구경 중이다. 소소한 몇몇 주민위안 행사를 열고 이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이라고 하니 외국인이 보고 가면서 웃는다. 이쯤되면 현 문화정책 관련자의 실력은 다 드러난 것 아닌가. 중국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이미 세계 콘텐츠업계를 장악해 미국 헐리우드까지 공략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어떤 곳인가. 수많은 광주시민의 피가 묻힌 곳이다. 살아남아서 미안한 우리는 그 ‘피’를 ‘문화꽃’으로 승화하는데 목숨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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