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극장’ 정체성 확보가 우선 정겨울 문화부 기자

2016년 10월 13일(목) 20:06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개 원 중 예술극장은 지난해 9월 부분 개관 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부분 개관 당시 개관 페스티벌 작품 33편이 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은 오직 문화전당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참신하고 예술적’이란 호평과 ‘난해하고 어렵다’는 혹평을 동시에 내놓았다.

예술극장 극장을 계기로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취재를 지난 4월 시작했다. ‘예술의 순수성’과 ‘대중과의 공감’이라는 두 잣대 사이에서 뚜렷한 색채 없이 운영되는 예술극장의 콘텐츠, 운영체제 등을 짚어볼 필요성이 컸다.

6개월 동안 국내·외 여러 단체를 취재하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에선 서울 남산예술센터, 예술의전당, 국립극장에서 수십년 역사의 각 극장이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남산예술센터의 ‘드라마투르그’ 제도, 예술의전당의 공연 영상화사업 ‘삭 온 스크린’ 제도, 국립극장의 한국 최초 ‘시즌제’ 도입 등은 고유성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해외의 경우 프랑스 5개 국립극장을 중점 취재했다. 5개 극장마다 다르게 운영되는 미션, 국립극장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국민들의 극장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10회에 걸친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주목할 부분은 간단명료했다. 각 극장이 정체성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 삼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당은 아직 ‘문화의 새바람’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술극장의 정체성 부재, 오락가락하는 운영 시스템, 콘텐츠 선정의 난항 등에 기인한다는 게 중론이다.

예술극장은 국내·외 주요 극장 사례를 접목, 하루 빨리 뚜렷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예술극장이 광주시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대중 공감 콘텐츠 확충은 필수적이다.

개관 1년이면 ‘신생 극장’ 특수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정체성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민·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존재 가치로 삼아야 한다. 시민들이 외면하는 예술극장은 본연의 설립 취지를 잃을 공산이 크다는 점을 전당이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