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김혜수 지역특집부 기자

2016년 10월 20일(목) 19:06

갈수록 삶이 팍팍하다 보니 복잡한 도시를 등지고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보내려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다. 귀농귀촌 이야기다. 귀농귀촌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일반화됐지만 의미는 조금 다르다. 귀농은 영농을 주목적으로 거주지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겨 소득을 영농으로 조달하거나 종사함을 뜻한다. 반면 귀촌은 영농의 목적보다 거주지를 농어촌으로 옮겨 전원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귀농객의 유치를 위해 지자체도 앞다퉈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주민 감소와 고령화 대처 수단으로 귀농유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농 정책자금부터 시설자금 보조금 등 경제적인 지원과 다양한 서비스가 보편화됐다.

그러나 귀농귀촌이 꼭 바람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초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내려와 실패하는 사례들도 잇따르고 있다.

귀농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교육과 1-2년간의 숙련과정을 거치기도 하지만 막상 농촌생활이 기대치와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정착하지 못하고 마을에서 분란을 초래하거나 역귀경하는 사례도 많아 농촌의 또다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는 모두에게 낭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농인들과 지자체의 보다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귀농을 준비하는 도시민 입장에서는 냉혹한 농촌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생계형 귀농인에게 농촌은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설상가상이다.

농업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과 더불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공감을 얻고 실행하는 것도 기본이다. 자치단체도 단순하게 좋은 단면만 보여주는 일회성 체험의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보다 솔직한 명과 암을 제시해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기회비용을 줄이는 수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는 더 많은 교훈을 준다.

여기에 지자체는 영농기술 지원, 정주여건 분석, 간담회 개최 등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로 정착에 성공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에도 힘써야 한다. 결국 지자체는 체계적인 지원을,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한 뒤 행동에 옮겨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