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하나된 영·호남…열정의 무대 선사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 영·호남교류음악회 연습현장을 가다 광주·부산·대구·전주 음악가 30인 ‘가곡의 향연’ 내달 18일 광주문예회관서 협연 앞두고 ‘구슬땀’ 각 지역별 대표 작곡가 곡 무대에 올려 의미 더해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10월 23일(일) 19:13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가 오는 11월18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부산·대구·전주 음악인 30여명을 초청해 ‘2016 영·호남 교류음악회’를 연다. 사진은 광주 음악인들이 지난 21일 광주 광산구 한 실용음악학원에서 공연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채창민 기자 ccm@kjdaily.com

전라도와 경상도는 가깝고도 먼 사이다. 한반도에 붙어있지만 영·호남으로 나뉘어 서로의 이익만을 주장하고 대립각을 세워 왔다. 선거 등 정치적 이유에서 시작됐다면 지역주의는 어느 순간부턴가 사회 전반을 뒤덮었다.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고질병 ‘지역감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젠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대구와 광주가 함께하는 문화프로젝트인 ‘달빛동맹’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생겨나고 있어서다.

문화로 소통하는 기회를 점차 확대하면서 영·호남인들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광주에서도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 하나 되는 잔치가 또 한 번 열린다.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가 오는 11월18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여는 2016 영·호남 교류음악회에서다.

이 음악회 준비에 한창인 음악가들을 지난 21일 광주 광산구 장덕동 한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났다.

쩌렁쩌렁 퍼지는 성악가들의 목소리는 일대를 음악으로 가득 채웠다. 피아노 연주와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화음을 맞추는 성악가들의 모습은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2016 영·호남 교류음악회는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가 부산·대구·전주 지역 성악가와 음악인 30여명을 초청해 여는 행사다.

공연의 초점은 바로 ‘지역 작곡가’에 맞춰져 있다. 음악회에선 부산·대구·광주·전주 등 4개 지역의 향토 작곡가들이 작곡한 곡, 지역 시인들이 작사한 곡들을 들을 수 있다.

80분간 이어지는 공연에서 각 지역 팀은 독창, 합창으로 4-5곡 정도를 부른다.

광주 팀은 보성 출신 채동선 작곡가의 ‘새야 새야’, 광주 출신 고(故) 김정수 목포대 작곡과 교수의 ‘남도타령’, 정애련 전남대 객원교수의 ‘달아’, ‘장터 아리랑’, ‘애월’, 윤대근 고구려대 교수가 작곡한 ‘향수’ 등을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지휘는 윤영문 한국합창총연합회 부이사장이 맡았다. 공연에선 성악가들의 목소리 뿐 아니라 첼로의 선율, 전통 국악기 장구·대금의 가락도 느낄 수 있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는 1986년에 ‘성악아카데미’로 선보인 뒤 1994년부터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란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1995년부터 매년 영·호남 교류연주회를 개최해 왔다.

광주 주최로 1년에 두 차례 부산·대구·전주·광주의 음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데 한 번은 음악 관련 세미나를, 한 번은 음악회를 연다. 지난달 6일에는 부산성악아카데미의 초청으로 부산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매회 공연마다 주제는 달라진다.

올해의 주제가 ‘지역의 노래’라면 지난 공연에는 ‘성악가들이 부르는 대중가요 한마당’, ‘오페라, 뮤지컬 공연’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제창 광주벨칸토성악아카데미 회장은 “참여 음악인들이 모두 현역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한 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다”면서 “오롯이 열정 하나로 뭉친 사람들이 만든 음악회”라고 말했다.

이어 구 회장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작곡가와 시인들이 만든 음악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좋은 기회”라면서 “노래 뿐 아니라 대금, 장구 등 국악과 어우러진 풍성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