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에 화상전문병원이 필요한 이유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6년 10월 25일(화) 20:01

지난 23일 해남에서 한 50대 가장이 부부싸움 끝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딸을 숨지게 하고 아내에게 화상을 입힌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현재 아내 A씨는 대전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보통 경미한 화상의 경우 호남지역 대학병원에서도 치료를 받지만 A씨의 경우 그 상태가 너무 심해 화상전문병원이 있는 대전지역으로 이송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를 치료할 수 있는 화상전문병원이 전국에서 서울과 대전에 각 1곳씩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열악한 호남 의료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아 씁씁한 대목이다.

전문가들에게 따르면 화상의 경우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기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A씨는 해남에서 광주로, 광주에서 대전으로 병원을 옮기면서 제때 치료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2013년 여수국가산업단지 대림산업공장에서는 사일로탱크 폭발사고가 일어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금호폴리켐 합성고무 공장서 근로자 5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광주전남에 크고 작은 화상사고가 일어날 때 환자들이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화상전문병원이 없어 상태가 악화된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호남에 화상전문병원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라고 한다. 화상 환자의 경우 자주 발생하는 환자가 아닌데다가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가 의료장비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기에 비용 대비 투자 효과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여수시가 산단에 산재병원과 함께 화상전문치료 센터를 추진했지만 여전히 별 소식이 없는 것은 이 같은 이유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병원보다는 정부가 공공의료기관을 만들어 호남 지방의 화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에 제대로 된 화상전문병원이 생겨환자의 상태가 악화되거나 숨지는 안타까운 일들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