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노동력 착취 전 도의원 입건 기초연금·토지대금도 가로채 장성=김문태 기자

2016년 10월 27일(목) 20:15

먼지와 곰팡이가 가득하고 난방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전기장판과 낡은 매트리스로 생활해온 피해자 숙소.

10년 동안 무임금으로 부려먹은 전직 도 의원이 준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27일 장성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자로 의심되는 A씨에게 10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축사 및 농장 일을 시키며 노동력을 착취하고 A씨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가로챈 B(68)씨를 준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남도의원으로 활동해 온 B씨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사리분별이 미약한 A씨를 고용해 자신의 농장 2곳에서 일을 시키고 1억원(최저임금 기준)이 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다.

B씨는 또 A씨의 통장에 입금된 기초연금과 생계 및 주거급여 등 210만원을 무단 인출해 가로챈데 이어 A씨 명의로 돼 있는 논을 팔게 해 토지대금 350만원도 몰래 인출해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10년 동안 따뜻한 물도 없고 보온도 되지 않는 숙소에서 의식주도 제대로 못 갖춘 상태에서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A씨를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의해 순창 모 요양병원에 보호조치한데 이어 27년 전 이혼 후 헤어진 아들 2명을 찾아줬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지도층 및 자신의 우월적 지위나 신분을 이용해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악행적인 갑질 행위에 대해 수사력을 총동원해 발본색원 하겠다”고 밝혔다. /장성=김문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