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질 전염’ 근절 진지한 고민 필요한 때 유대용 사회부 기자 |
| 2016년 11월 15일(화) 19:10 |
|
부하 직원이 근무시간에 병원에 가겠다고 했다는 이유로 폭행한 점장이 있는가 하면 상점을 돌며 운영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행패를 부리는 손님까지, ‘갑’이 ‘을’에게 저지르는 부당 행위가 만연한 모습이다. 갑질은 권리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저지르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갑질 횡포가 우리 사회에서 심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갑질 횡포라고 하면 대한항공의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갑질 횡포는 특정 상류층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폭넓게 전염되고 있다.
교내 집단 따돌림, ‘지잡대’라며 지방대를 무시하는 세태도 넓은 범위에서 갑질이라 할 수 있다.
재벌, 정치인 등 가진 자의 갑질 횡포가 아닌 일반인(?)의 갑질 대부분은 열등감이 왜곡돼 생기는 현상이다. 나약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과대 포장하고 타인의 사소한 행동에 공격적으로 대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갑질이 느는 이유는 인간이 도구와 상품으로 전락하고 소외되면서 서로 인격체로 대우하는 의식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또 각박한 사회에서 자신만 생각하고 타인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생존 경쟁에서 쌓인 열등감과 불안은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표출되기 쉽다.
경찰도 최근 갑질 횡포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물리적인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너무 뻔한 말이긴 하지만 갑질 횡포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 인문학적 성찰 및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각계각층의 개성과 역할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열등감과 불안, 사회적 분노에 노출된 현대인이 쉽게 치유 받을 수 있는 상담 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
진정한 갑은 횡포를 통해 특혜를 얻는 사람이 아니라 약자에게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임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