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지지율이 이뤄낸 국민통합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6년 11월 20일(일) 19:04

혼돈의 정국이다. 두달째 접어든 국정농단 사태의 총연출자인 최순실을 비롯해 부역자 안종범, 정호성 등 청와대 전 수석, 비서관이 각종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일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를 발표, 박 대통령을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하면서 책임 회피에 급급하며 방어적인 태세의 청와대에 정면으로 칼날을 겨누고 있다.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박 대통령은 이날 검찰 발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번주 예정된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특검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외적으로 국격을 손상시킨 대통령의 퇴진을 바라는 민심은 한달째 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촛불로 승화되고 있다. 그동안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골몰한 나머지 뾰족한 정국 수습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히 야권 대선주자들과 여권 비박계는 각자 시국회의를 통해 꽉막힌 정국의 수습방안을 논의하면서 입장차를 좁히고 있다.

여권 일부 의원들은 탈당까지 거론, 지도부를 압박하면서 친박계와 박 대통령은 고립무원 처지에 놓이게 됐다.

몇달 전만 해도 철옹성이었던 박 대통령의 30%대 콘크리트 지지율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서 국정농단을 방임한 대통령을 향한 성난 민심의 촛불에 녹아 3주째 5%로 굳건히 굳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5%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의 소원인 국민 대통합을 이뤄냈다.

참 씁쓸하고 비참한 현실이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국민대담화 당시 천명했던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약속도 무참히 깨버렸다.

오히려 민심과 달리 적반하장격으로 내·외치를 직접 챙길 태세다.

임기 두 달 남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54%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국내 상황과 비교하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가. 2013년 취임 당시 국민통합을 일성으로 삼았던 현 대통령은 책임지는 자세로 한국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