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쏟아지는 비판

2016년 11월 22일(화) 19:48

오는 25일로 개관 1주년을 맞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여전히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광주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은 덩치 큰 유령의 집에 다름아니다며 지역민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가 프로젝트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시설인 문화전당은 지난 2005년 첫 삽을 뜬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물론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전혀 딴 판으로 사뭇 달라 보인다.

그렇다. 문화전당, 그 곳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먼저, 기관을 대표하는 전당장은 지난 1년간 내내 직무대리 체제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현재 3번째 공모가 진행 중이나, 잘 돼야 빠르면 내년 초에나 선임될 전망이다.

주요 시설인 민주평화교류원은 언제 개관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든 상황.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 현장 원형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는 등 5월 단체와 수년째 대립 각만 세우고 있는 때문이다. 아시아의 민주·인권·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이런 ‘내우외환’의 구도에서도 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 발신지’란 거창한 명분을 고수해, 난해한 공연·전시 컨셉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당초 지역문화 저변 확대에도 상당폭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화예술인들의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문화전당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막혀 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운영 주체인 아시아문화원이 문화전당과 광주를 분리해 보는 편향된 접근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풀이를 내놓기도 한다. 문화전당은 광주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문화기관이 되도록 재차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지역민들은 많지 않다.

바라건대, 민주화의 성지인 옛 전남도청에 우뚝 선 전당이 본래의 가치를 잃고 사상누각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더는 귀를 닫아선 안 될 것이다. 분골쇄신을 거듭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