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지키는 세 가지 김상철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전 조선대 초빙객원교수

2016년 11월 22일(화) 19:48

사람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다. 기업 또한 운영상 어려움에 처할 경우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환자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사를 신뢰하고 자신의 증세를 자세히 설명해야 하듯이 기업 또한 전문가를 신뢰하고 정확한 운영실태를 제시해야 빠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컨설턴트는 기업을 치료하는 의사라 할 수 있다. 이때의 컨설턴트는 경영, 기술, 금융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그리하여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집해 기업주치의제도를 시행하였다. 과거 필자가 기업주치의센터에 근무할 때이다.

어느 날 주치의센터를 찾아온 N사는 다음과 같은 고민을 얘기했다. 첫째, 계속 증가하던 매출액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둘째, 특정시기 일시적으로 주문량이 늘어나도 제조과정상 납기를 맞추지 못한다. 셋째, 어렵게 판매한 제품마저 소모품에 대한 대응능력이 늦어 클레임 발생빈도가 높다. 넷째, 대출금에 대한 은행의 상환기일이 임박해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주치의센터에서는 경영, 기술, 금융전문가가 함께 회사를 방문하여 10개 분야에 대해 기업을 진단하고 이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 분석을 토대로 단기, 중장기 전략과 운영 로드 맵을 작성하여 제시하였다.

당시 N사의 경영진은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컨설턴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따라주었다. 그리하여 직원들의 체계적 훈련을 통해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제조현장의 품질관리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싸이클 타임을 단축시켜 생산능력을 4배 가까이 증대시킬 수 있었다. 또한 영업부서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한 판로확대로 매출액을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기업지원제도를 찾아 중소기업청의 협업사업 신청과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운영자금을 지원받아 은행의 상환기일도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슬기롭게 위기를 넘긴 N사는 그 후에도 꾸준히 부서별 직원교육을 강화하여 내부역량을 키워나갔다. 그리하여 현재는 인재 육성형 중소기업에 선정되었고 연 매출액 90억원의 회사로 성장하였다.

공자는 제자인 자공이 정치에 꼭 필요한 세 가지를 묻자 식량(食), 국방력(兵), 믿음(信)이라고 답했다. 이는 정치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기업경영진은 전문가와 직원들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한다(信).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兵). 그런 바탕 위에서 기업은 매출을 통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