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이 이재명 시장에게 열광한 이유 이호행 사회부 기자

2016년 11월 22일(화) 19:48

지난 19일 금남로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집회는 7만명의 광주시민이 몰려들어 2000년대 집회 중 최대 규모를 이뤘다. 급기야 주최 측이 나눠주는 촛불까지 동이 나기도 했다. 근래 광주에 대규모인파가 모인 행사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전으로 당시 전남대 후문, 광주 시민공원 등에서 7만여명의 응원전이 있었다. 월드컵 응원을 했던 이들이 금남로에 한데 모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야를 회쳤다고 한다면 능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 5월에도 그렇듯 광주시민들은 ‘더 이상 나라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광주로 모인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윤장현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명 성남시장도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광주시민들은 이재명 시장의 발언에 대해 열렬히 환호하며 이 시장의 이름을 연호했다. 사회자가 “이재명 시장님”이라고 선창하자 참가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후창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앞서 인사한 윤 시장과 장 교육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이 시장의 “친일독재 세력을 응징하겠다”는 거침없는 발언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 한 참석자는 “1980년부터 수많은 사람 학살하고도 뻔뻔히 있는 세력들을 이 시장이 처단해주겠다고 하는데 어느 누가 안좋아하겠냐”며 “똑부러지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맘에 든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고구마 먹은 것처럼 속이 막히고 답답한 속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뚫어줄 것처럼 발언하는 사람이 이 시장밖에 없다는 지지의 주된 이유였다.

물론 이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대권을 위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행동이라는 평도 나온다. 지난 주 이 시장이 대구와 광주의 촛불집회를 잇단 방문했는데 자신의 강한 발언을 이슈화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더 강한 발언을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광주시민들이 왜 이재명에 대해 열광적으로 환호했는지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은 귀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날 광주에 모인 참가자들은 현 정국을 해결할 해결사를 원하고 있었고 이 시장이 이에 부합하다고 생각해 답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