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정교과서 검토본 공개 방침 철회하라

2016년 11월 23일(수) 19:18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폐지 목소리가 교육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가 오는 28일 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 공개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진보교육감들은 물론 전교조와 역사교사 등이 집단 반발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교육부의 방침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에 아랑곳 않고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브리핑 형식으로 현장검토본에 대한 설명과 편찬기준과 집필진 47명 명단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국정 역사교과서가 ‘최순실 교과서’라고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마당에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의견을 반영한 최종본은 내년 1월 공개되며, 1-2월 인쇄와 보급을 거쳐 3월 신학기부터 전국 중·고교에 배포된다고 한다. 이대로 진행되면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이 시작된 지 불과 1년5개월만에 전국 중·고교생들이 교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요즘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중·고생들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마당에 밀어 붙이식으로 만들어낸 역사교과서를 과연 신뢰할지 의문이다.

이 같은 우려속에 전교조 광주지부와 광주역사교사 모임, 빛고을역사교사모임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사 국정화 추진은 물론 교과서의 배부를 막기 위해 교사용 홍보자료 제작 배부, 교과서 불사용 선언, 집회 등 한국사교과서 배부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전국 102개 대학 561명의 역사학계 교수들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국정교과서 폐기를 촉구한데 이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들은 24일부터 이틀간 세종시에서 열린 교육감협의회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대해 협의회 차원의 입장과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교육계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에 교육부는 이제라도 역사 국정교과서 검토본 공개를 철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