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고 광주은행 지역사회 공헌 지켜보겠다

2016년 11월 24일(목) 19:12

정말로 이변은 없었다. ‘지방은행’을 기치로 내건 광주은행이 광주시금고 수성에 성공했다. 이제 50년, 반세기 이상을 넘겨 독점체제를 이어가게 된 셈이다.

과거와 달리 금융기관 간 유·불리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는 선정 기준을 담은 조례안이 논란 끝에 확정됐고, 유치를 위한 제안서 접수 이전부터 5파전, 3파전이라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광주은행이 웃었다.

이에 광주시는 1순위 광주은행을 1금고(4조2천900억원 규모)로, 2순위 국민은행을 2금고(1천240억원)로 지정·공고하고 다음 달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낭보를 접한 광주은행은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확대할 것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금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까는 의문이 든다. 그동안 제기됐던 지방은행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숱한 비판들 때문이다.

실제 JB금융지주로 합병된 이후 23년간 유지하던 역도팀을 지난해 전격 해체했다. 프로축구 구단 광주FC의 지원금도 중단했다가 올해 3천만원을 찔끔 지원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지난해 순이익은 배 이상 증가했지만, 사회공헌 비용은 전년보다 수십억원 줄였다.

광주시의원에게 해외출장 경비를 건넨 사실이 알려져 로비설 등으로 파문을 낳기도 했다. 배드민턴 실업팀 창단과 가칭 광주한국화대전 개최 등 프로젝트를 내놓았으나 ‘선심성’이라는 의심도 사고 있다. 특히, 많은 일선지점을 통폐합하는가 하면 2층으로 이전하는 점포수도 늘어나 고객 편의는 외면한 채 수익 만을 앞세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은행은 온갖 악재에도 샴페인을 터트렸다. 장기 독점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고 지방은행으로서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질책도 따가웠다. 지역사회의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화장실 가기 전과 후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한다. 앞으로 광주은행이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향토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지켜 볼 것이다. 이 참에 스스로를 돌아봐 기득권에 안주했다면 깊이 반성도 해야 한다. 이번 시금고 유치전이 ‘값진 교훈’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