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복지시설 기부 위축 안된다

2016년 11월 27일(일) 19:00

최근 이른 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고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민들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경기 위축에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으로 살림살이가 휘청거릴 지경이다. 특히 소년·소녀 가장 등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의 기부마저 법 위반을 싸고 모호한 기준으로 후원이 뚝 끊기고 있다.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법이 취지와 다르게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 모호한 규정의 명확화가 시급하다.

김영란법의 직격탄은 다름 아닌 복지시설에 대한 후원의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김장 나눔과 연탄 기부가 줄을 잇는데 가격이 오른 탓도 있지만 법 위반에 대한 우려가 후원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김영란법 여파로 공공기관 및 각급 기관 단체의 후원이 반토막이 났다.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집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9월28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기부금액은 3억9천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원에 비해 57%나 줄었다. 김치 나눔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연탄 기부도 이달부터 가격이 올라 후원이 들어와도 공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공장 도매가격 1장당 가격이 375.5월에서 446.75원으로 크게 올라 서민들은 이래저래 힘든 겨우살이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부 받은 연탄을 평일에는 배달해 줄 자원봉사자가도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 이는 우리의 기부문화가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국민은 혼란스럽고 법안에 가둔다는 느낌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부정청탁과 직무관련성의 의미가 모호해 법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데 판례가 쌓이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기부문화마저 사라질 위기에 광주시가 나눔의 손길에 걸림돌을 제거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청탁금지법은 소외계층에 대한 기부·후원은 관계가 없다는 관련법 해석을 안내하며 독려에 나섰다.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후원하는 금품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8호에 규정된 ‘다른 법령·기준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에 해당해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기부와 후원마저 주저하게 만드는 김영란법의 모호성의 개선과 의식이 뒷받침되는 기부문화의 성숙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