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은 ‘그네들’과는 다르다

2016년 11월 27일(일) 19:00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200만명에 이르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다. 성인 뿐만 아니라,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까지 한 뜻으로 ‘부끄러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 금남로로, 서울 광화문으로, 대구 동성로로, 부산 서면으로 발걸음을 한 국민들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26일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는 역시 질서정연했다.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인 광화문 현장 역시 단 한 건의 불상사도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쓰레기는 남지 않았다. 스스로 주변을 정리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시위대는 오후 8시 일제히 촛불을 소등한 뒤 1분이 지나 다시 촛불을 켰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뒤덮인 암흑같은 현 시국을 걷어내는 퍼포먼스다. 1분에 불과한 퍼포먼스는 전 세계에 엄청난 감동을 줬다. 물리적 행동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청와대에 국민의 간절함은 오롯이 전달됐을 터다. ‘그네들’이 망쳐놓은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국민들의 이성적 판단과 올곧은 시대정신이 만들어낸 ‘창조 문화’다.

지난 한 달여 간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이 보여준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이 바로 헌법 가치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네들’은 대한민국을 개인적 치부의 수단으로 이용했지만 절망과 부끄러움의 구렁텅이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내는 건 결국 국민들이 실천한 ‘법과 원칙’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소박한 바람은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다.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사회, ‘빽’이 지배하지 않는 사회, 누구나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국민을 대신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대통령을 원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분명 ‘그네들’과는 다르다. 광주시민이, 부산시민이, 대구시민이, 서울시민이,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럽다. 아직까지 요지부동인 박 대통령은 준엄한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