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미화, 5·18 왜곡 국정교과서 폐기해야

2016년 11월 29일(화) 19:54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교과서 검토본은 ‘이념 편향 없는 올바른 국정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약속(?)과는 다르게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등 노골적인 우편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비선실세’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국정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김상률 청와대 전 교육문화수석이 최씨의 측근이었던 차은택씨의 외삼촌이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로까지 연결되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면 폐기 수순을 밟게 돼 ‘1년짜리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국정교과서는 당초의 우려 그대로 였다. 대표적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 축소로 인해 5·18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980년 5월17일 신군부는 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치활동을 금지했으며 민주화 시위를 탄압했다. 이에 항거해 일어난 광주지역 대학생들의 시위를 계엄군이 과잉 진압을 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는 내용은 인과관계를 잘못 기술해 왜곡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이승만·박정희 ‘독재’가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한 문장 정도 서술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친일파’라는 용어 대신 ‘친일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내용도 대폭 줄였다.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의 의의를 축소하고, 악의적인 서술로 그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즉각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긴급 회견을 갖고 학교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강력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결국 국정교과서 검토본이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지만 향후 일정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 추진 속에 국회에도 국정화 추진 중단 및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돼 있다. 교육부 또한 내년 3월 신학기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 교육감의 표현처럼 국정교과서는 ‘심각한 역사의 퇴행’에 다름 아니다. 95% 이상의 현장 역사교사, 90% 이상의 역사학자가 반대하는 현실, 역대 최저인 국민 지지율 4% 정권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즉각적인 폐기를 거듭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