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누리예산’ 장 교육감의 후안무치

2016년 11월 30일(수) 20:19

광주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수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대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뒤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휘국 교육감이 이른바 ‘표’를 의식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초 광주 어린이집 예산은 시교육청 예비비 175억원, 광주시가 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학교용지부담금 300억원, 지방교육세 보전 충당금 67억원 등 총 543억원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이에 ‘부동의’ 입장을 밝힌 뒤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 제소를 거쳐야 하는 등 재의 이후 절차에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결국 철회를 결정하고 만다.

당연히 시의회는 발끈할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정치적 의도로 의회의 심의권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의회는 예산안 심사를 중단하고 장 교육감을 ‘소환’해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황홍규 부교육감이 유감을 표명하며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직접 출석하게 된 장 교육감은 “의회를 무시하거나 경시한 것은 아니며 예산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방안이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산편성을 미뤄왔던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시의회 반재신 예결위원장도 “정부 압박용 수단으로 아무 효과도 없는 것 때문에 쓸데없이 분란만 일으켰다”고 비판을 가했다.

맞는 말이다. 정치적 노림수를 의도하고 좌고우면 하다가 애꿎은 피해자를 낳을 뻔 했으니, 즉 시민들에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뻔 했으니,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얘기다.

앞서 장 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인 고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69억원을 책정했으며, 그것도 예산 부족을 구실 삼아 특성화고 우선 추진을 결정해 포퓰리즘, 인기 영합주의적 행태라는 지적을 받았다.

모름지기 정책 결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선후(先後)’를 분명하게 따져야 한다. 그래야만 행정이나 예산의 낭비니, 효율성이 없다는 등의 비난을 면할 수 있다. 물론 선출직의 한계 일 수도 있지만, 표를 의식한 행보는 철저히 경계하는 것, 두말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