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 예산 ‘표적 삭감’ 했다니…

2016년 12월 01일(목) 19:38

“무안군은 없다.” 도의회가 2017년 전남도 예산을 최종 심의하면서 해당지역 예산을 무더기로 칼질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배경을 따져보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소속된 도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사를 포함해 무안 출신 도의원은 2명이며, 김철주 군수와 갈등관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자기 지역에 돌아갈 예산을 제 스스로 버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표적 심사를 용인한 모양새가 된 예결위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의회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6조3천735억800만원)을 계수조정하면서 모두 53건, 64억4천300만원을 삭감했는데, 이 가운데 62.6%에 달하는 40억3천200만원이 무안군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양파부산물자원화(11억원), 몽탄특화농공단지 조성(5억원), 일로·삼향·청계농공단지 개보수(1억3천300만원), 기계화 경작로(5억2천400만원), 가축분뇨 확충사업(5억원), 여성농업인센터 운영비(2천600만원) 등은 전액 깎였다.

양파부산물자원화의 경우 전국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양파산지인 무안에서 껍질을 활용한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빨간불이 들어왔다. 또 지역사회 서비스투자사업(5억8천600만원),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차량지원(1천700만원), 기초푸드뱅크 지원(2천만원), 희망키움 통장(4천900만원), 내일키움 통장(2천400만원) 등 주요 예산도 삭감됐다.

이 과정에서 도의회는 무안군에 배정된 예산내역을 집행부로부터 제출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이 삭감된 복지사업은 무안에서만 차질을 빚는 게 아니다. 다른 시·군에도 영향이 미친다.

무안군은 현안 사업에 대한 심대한 차질은 물론이고, 불만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이다. 이대로 본회의에서 예산이 확정되면 내년 추경에서 부활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이상에서 보면, 단연코 보복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아니면 사적 이해관계에 얽혀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하는 철부지 행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도의회가 예산 결정의 칼자루를 마구잡이로 휘둘러선 곤란하다. 우리 사회에는 ‘상식선’이라는 게 존재한다. 이를 넘어서면 파장이 불가피하다. 예산 심의권을 가진 의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지자체를 헤아려야 한다. 반성과 더불어 재고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