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세진 촛불…‘대통령 퇴진’은 국민 명령

2016년 12월 04일(일) 19:05

지난 3일 서울·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 ‘박근혜 퇴진’ 6차 촛불 시위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더 거세진 국민의 분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광주에서도 금남로에서 역대 최다인 15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제3차 국민담화의 “물러나는 시기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얘기는 여야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알고 시간을 벌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음을 꿰뚫고 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닌 즉각적인 퇴진을 원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번 6차 촛불 시위는 박대통령의 꼼수를 불태우고 정치권의 착각과 판단착오를 태우는 촛불이었다. 개헌을 통한 명예로운 퇴진이나 여권이 주장하는 4월 퇴진 운운이 기만임을 분명히 했다. 이미 오래전에 대통령 지지율은 4%에 머물고 있고, 탄핵 찬성 여론조사 결과는 75%에 이르고 있다. 상식과 순리가 통했다면 일단락 됐을 것이다. 여야 정치권의 대권 셈법에 국민만 농락당하고 있다. 설령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한다고 해도 믿을 수가 있는가. 그동안 대통령의 수차례의 말 바꿈을 상기할 때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금남로 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은 박대통령의 ‘조건 없는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는 물론 국정 역사교과서·일본군 위안부 협정 폐기, 사드 배치 반대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열린 촛불 집회는 “이게 나라냐”는 분노에서 시작돼 “이런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국민 각자의 양심에 따른 행동이다. 이는 권력을 사유화한 세력을 걷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국민 열망의 표출이다.

국민들은 3차 대국민담화 이후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인식했고, 탄핵이외에 다름 방법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번 6차 집회는 이를 분명히 하는 국민들의 외침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이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탄핵안의 부결을 우려한다. 또 부결될 경우 이 땅에 벌어질 엄중한 사태를 경고하는 의미의 촛불이다. 지금의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닌 국정 농단에 대한 책임 문제다. 오는 9일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탄핵안 표결이 있을 예정이다.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