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 시민 불안감 해소가 최우선

2016년 12월 04일(일) 19:05

광주 전일빌딩 안전진단 조작 의혹이 지속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마냥 연일 새로운 사실들이 불거진다.

2013년 1차 안전점검(D등급)과 2015년 2차 안전점검(C등급) 결과가 다른 데다, 공교롭게도 위험하다던 1차 결과가 전일빌딩 세입자 퇴거용으로 이용됐고 직후 다시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광주도시공사의 주장대로 동일 업체가 안전점검을 했음에도 말이다.

그런데 안전점검을 맡았던 업체 측이 자신들은 1차 점검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술지원을 위해 직원 2명을 파견했을 뿐, 용역을 맡지도, 보고서를 생산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업체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1차 점검 자체가 거짓이고, 1차 결과를 토대로 세입자를 퇴거시킨 도시공사의 행정행위도 가짜라는 이야기가 된다. 현재 추진 중인 전일빌딩 리모델링 역시 출발점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낳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은 2015년 안전진단에서도 건물 기울기는 D등급을 받아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전일빌딩은 금남로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게 안전진단 결과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합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다.

전일빌딩 문제는 단순한 정책 결정의 옳고 그름이 아닌, 시민 안전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가 급선무라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2일 전일빌딩 안전진단 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속한 건물 기울기 안전진단 방침을 밝힌 것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시민들은 2013년 1차 안전진단(육안점검)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다는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정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윤 시장이 약속한 대로 이제라도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전일빌딩의 기울기에 대한 안전진단은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이 확보된 뒤 리모델링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