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약국 갑질 횡포 ‘도 넘었다’ 영업사원 협박 집안일까지 시킨 약사 부부 입건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
| 2016년 12월 06일(화) 20:08 |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일부 약국들과 제약회사의 갑(甲)과 을(乙)의 관계가 사실로 드러났다.
거래처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린 약사 부부가 경찰에 검거됐기 때문이다. 거래가 끊길 것을 우려한 제약회사 직원들은 8년간 약국 허드렛일은 물론, 이들 부부의 집안일까지 떠맡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약국들의 ‘갑질 횡포’는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사실 이외에도 더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거래처를 바꾸겠다고 협박하며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약국 일을 시킨 혐의(강요)로 대형약국 약사 A(45)씨 부부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 한 대학병원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A씨 부부는 2009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거래처인 제약회사 대표이사 등 직원 5명에게 화분 진열, 차량주차, 심부름 등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당 제약회사로부터 매월 10억원 가량의 약품을 구입하는 것을 이용, “약국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 칼자루는 내가 쥐고 있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 직원들은 8년 동안 이곳 약국 업무는 물론 은행 업무, 담배 심부름, A씨 부부의 자녀 학원 등원, 집안 가구 나르기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해 왔다. 심지어는 직원 2명이 매일 약국 문을 여닫았으며 카페트 깔기, 운전기사도 맡았다.
경찰은 제약회사 직원들이 개·폐점 시간대 약국에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CCTV를 통해 약품진열 등 업무 외 활동을 하는 영상을 확보했다.
직원들은 경찰에 “강요에 의해 약국 일을 도왔으며 사적 심부름까지 하면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A씨 부부는 제약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게 피해를 본 다른 제약회사 직원들이 있는지 여죄를 조사 중이다.
다른 제약회사 영업사원 B(39)씨는 이 같은 갑질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약국에 가면 문을 닫을 때까지 알약 포장을 도와줄 때도 있다”며 “이렇게 약국 업무를 도와줘도 거래를 거절당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약국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이의를 제기하면 약국에서 약을 반품해 영업사원이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다른 회사와 거래한 약품까지 반품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