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엄마가 4·16엄마에게 본사 사장 ssnam48@kjdaily.com |
| 2016년 12월 07일(수)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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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당시 온 국민이 지켜본 가운데 300여명이 속수무책 고스란히 물속에 갇히는 장면을 보면서 광주사람들은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고 생각했다. 정부는 정부가 일으킨 사건이냐며 방어에 힘썼지만 많은 국민들은 정부의 무책임과 축소·왜곡을 보면서 5월 광주의 아픔과 유사하다는 공유를 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표현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해 전시가 무산됐던 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이다. 작품명 자체가 세월호와 5·18광주를 연결시킨 것으로 홍화백은 박근혜대통령을 박정희 전대통령과 김기춘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 ‘한국 현대사의 민낯’을 드러냈다.
지난 3일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15만 광주시민들의 함성이 1980년 5·18민중항쟁의 역사적인 장소인 광주 금남로에서 또다시 울려 퍼졌다.
광주 인구 10분의 1이 참여한 촛불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박 대통령의 3차담화 이후 열린 촛불집회에서 광주시민들은 더욱 강하게 분노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조건 없는 즉각 퇴진’과 탄핵 표결을 불발시킨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이날 하옥퍼포먼스에서는 광주의 이름으로 ‘사생활만 중요시하고 국민의 안전·생명을 무시한 죄’를 대통령에게 묻기도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회 청문회에서도 ‘세월호 7시간’은 뜨거운 감자다. 세월호 7시간 논란은 대통령이 2014년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을 처음 보고받은 이후 7시간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행적이 불명확해서 생긴 논란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동안 세월호 관련된 직무 수행에 소홀한 혐의는 지난 2일 국회가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발의사유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탄핵을 이틀 앞둔 7일, 새누리당 비주류 회의체인 비상시국위원회가 야권이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세월호 7시간’ 관련 대목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야권은 즉각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표현 삭제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반발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청와대 관저에서 머리손질을 하느라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국민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분노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가 무슨 의도로 세월호 7시간을 탄핵사유에서 빼자고하는지 모르지만 이 부분이 총체적인 최순실 농단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빼자넣자 할 사안은 아니다.
왜냐면, 대통령이 머리를 올렸다고 밝혀진 그 시간은 315명이 물속에 갇혀 생사를 갈랐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전 10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첫 보고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받은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보고가 있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외부 접촉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용사 정씨를 호출한 시간이 12시라는 건 오전 내내 ‘무방비 상태’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11시23분께 ‘미구조된 인원들은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많다’는 유선보고를 받은 상황, 315명이 구조를 받지 못하고 배 안에 갇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청담동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올림머리 손질 받으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박대통령의 위기의식 수준을 보여준다. 당시 대통령은 서두르라거나 간단하게 하라는 재촉없이 90분간 머리를 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시간, 이른바 300여명이 죽었다. 해경이 선체에 남아 있는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수중수색 작업에 나선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경은 오후 내내 선체 진입도 하지 못한 채 구조 실패를 거듭했다. 재난·구조 전문가들은 국가재난의 상황에서 일상적인 초동대처를 할 수 있는 인원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군·경의 합동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지시가 없어 합동작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접한 국민과 세월호 가족들의 반응은 ‘미쳤구나’이다. 패닉 상태다. 이제 세월호 7시간은 꼭 밝혀내야만 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을 파헤치는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멘탈을 이해하는 바로미터이면서,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상징인 동시에 직무유기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80년 5월 광주와 마찬가지로 세월호참사는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80년 광주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군부세력에 맞서 싸웠고 그로인해 군부독재가 무너지고 민주주의 질서가 확립됐던 것처럼 세월호 참사 계기로 우리사회 시스템 변화를 많은 이들이 주문했다. 5·18이후 광주에 살면서 필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안되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뼈저리게 체감했다. 세월호참사 책임자들 모두에게 탄핵과 법적,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하는 이유다.
2016년 12월3일 광주5·18광장에 모인 광주시민은 1980년 5월 이후 3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한국민주주의를 슬퍼하며 촛불을 들었다. 초겨울, 5·18엄마와 4·16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는 촛불, 이번엔 제대로 되어지길~.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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