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빌딩서 5·18 당시 ‘탄흔’ 일부 확인 보존문제 수면위로…시의회 보수보강 예산 삭감 논란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6년 12월 07일(수) 20:21

최근 안전진단 조작 의혹에 휩싸인 광주 전일빌딩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 흔적이 일부 확인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공식 보고서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인 만큼 ‘탄흔’이 최종 확인될 경우 건물 보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시의회 상임위가 보수보강 공사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그동안 두 차례 실시된 국과수의 전일빌딩 현장 조사 결과, 건물 외벽(면적 4천748㎡)에서 탄흔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지난 9월 1차 조사에서는 10여곳을 찾아냈으며 지난달 15-16일 2차 조사 역시 10여곳의 탄흔 추정 흔적을 발견했다.

외벽의 탄흔은 옛 전남도청(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금남로 방향, 즉 전일빌딩의 왼쪽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전일빌딩 측면은 1980년 5월21일 금남로에서 자행된 계엄군의 최초 집단 발포와 5월27일 새벽 도청 진압 때 시민군을 향해 총탄이 쏟아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과수는 1·2차 조사에서 탄흔이 발견된 곳에 대한 정밀 분석을 위해 오는 13-14일 이틀간 보강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이달 말 전일빌딩 탄흔 관련 공식 보고서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일빌딩 탄흔이 공식 확인되면 건물 보존 문제가 지역사회의 또 다른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탄흔 보존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민주평화교류원 개원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전일빌딩 안전진단과 리모델링 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사다.

시는 보수보강 관련 예산 80억원을 내년도 본예산으로 제출했으나,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에서 이날 전액 삭감됐다.

하지만 총탄 흔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예산에 대한 요구가 5·18 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될 수 있어 예결위 등에서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된다.

시 관계자는 “전일빌딩 외벽에서 발견된 흔적이 총탄으로 확인되면 5월 단체들, 건물 소유주(광주도시공사)와 함께 보존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