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망성쇠’ 역사의 수레바퀴 속…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화필여로] <107> ‘칭기스칸 후예들의 삶’…몽골 |
| 2016년 12월 21일(수) 1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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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시간 소요된 산행의 즐거움은 담백한 차향을 음미한 느낌이다. 늦은 밤에는 반딧불이가 여기저기에서 반짝거리고 뜬금없이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굵은 비가 시원스럽게 내리다가 30여분 후에 갑자기 멈춘다. 그 후 곧바로 기온이 내려가 쌀쌀해진다.
이 밤을 넘기고 내일이면 유목민처럼 간결하게 이동해야 한다. 어둠이 사라지자 할 일 없는 해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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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모든 전쟁은 평화를 위해 자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권력유지와 생존의 두려움에서 남의 불행을 요구하며 즐기는 게임 같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몽골의 영웅, 칭기스칸의 세계 정벌에서 남긴 잔인함은 형용할 수 없는 살육전이었지만 가족과 충복의 소중함은 금쪽처럼 여기면서 타국의 불행은 권력으로 정당화시킨 부정적인 단면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에서는 대륙 간의 교역로를 열어 문명의 연결과 소통으로 융합의 세계질서를 만들어낸 최고의 정복자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보편적 관점의 인류 역사는 약육강식과 생존전략이 불가피한 원리이자 끊임없는 진행형이다. 또한 현대의 선진국의 세계평화 공존을 위한 비핵화 명분도 불완전한 논리로 비극미의 시나리오 각본처럼 가속도의 관성(慣性)에 의한 대책 없는 현실이자 인류의 종말은 오만한 인간들 스스로가 자초하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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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동해 무릉 공항에서 소형비행기를 타고 800㎞ 거리인 울란바토르에 입성한다.
20여일 함께 한 부자지간인 운전기사는 이틀간을 쉬지 않고 차를 몰아 고향으로 가지만 우리 일행은 1시간 20분 만에 순간 이동해 안착한다. 그들에게 왠지 미안한 마음으로 포옹의 정을 남기고 올 수 밖에….
다음날 울란바토르 외곽의 거북 바위를 보고 이동해서 거대한 칭기스칸의 동상이 있는 곳에 이른다. 이곳은 칭기스칸의 금 채찍이 발견된 곳이자 몽골 사업가가 개인의 출연금으로 2년간 건설한 박물관으로 동상아래 내부는 중요 유물들이 체계적으로 진열돼 있는데 흉노 시절부터 현대까지 관련된 역사문화의 중요유적물이 몽골역사를 다시 엿볼 수 있는 체계적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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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주인이 물을 끼얹어 주는데 독수리의 눈망울이 유리구슬처럼 반짝이지만 왠지 애처롭다. 몽골 서민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신세이기에 견고하게 묶인 쇠줄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다. 바로 몽골의 근대역사도 러시아와 연합전으로 일본군을 무찔렀지만 1930년대에는 스탈린의 몽골문화 말살정책으로 수많은 사원이 파괴되고 약 3만명이 처형된 뼈아픈 시련을 겪고 이제는 위대한 칭기스칸의 후예로 자존심을 회복하는 단계다. 그러나 몽골의 상징이자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의 처량한 모습이 안쓰러운 이유는 왜일까?
인류의 역사도 동물의 세계도 먹이사슬의 법칙은 변함없는 것이다. 여러 상념에 인류의 미래가 걱정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에 인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하는가,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지 50년뿐이다!’라는 책표지의 글이 유난히 평화로운 홉스골 호수와 함께 병치(竝置)되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