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대담]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남구를 문화·교육·관광도시 롤 모델로 만들겠다” 주민결정 행정시스템 도입 구정 참여 길 터 대촌동 에너지밸리 산단 지역발전 견인차로 전국 첫 통합거점 경로당 자립 운영 큰 기대 승촌보 친수구역 사업 대선공약 포함시켜야

2017년 01월 03일(화) 20:09

프로필 ▲전남대 학사·광주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석사 졸업 ▲광주시의회 운영위원장 역임 ▲광주비엔날레 이사 역임 ▲5·18 기념재단 이사 역임 ▲현 광주 남구청장(2010.07-)

광주 남구는 문화와 교육의 특화로 도시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2016년 관광도시로 지정되면서 도시 관광의 롤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주민과의 폭넓은 소통을 통해 맞춤형 자치를 실현하고 있는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으로부터 남구의 현안을 심도 있게 진단하고 비전을 들어본다.

대담=오성수 지역특집부장

▲민선 6기 3년차인 지난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무엇인가.

-지난해 많은 변화 중 가장 뜻 깊은 성과로 주민결정행정 시스템 도입을 꼽고 싶다. 남구는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지역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주민결정행정 시스템을 도입, 시행했다. 5년 가량의 준비를 거쳐 시행한 이 시스템은 마을의 작은 문제에서부터 구의 큰 문제까지 주민들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구 엠보팅’ 앱을 통해 주민 참여가 가능하며 현재 7천명 정도 가입했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주민이 직접 모바일 투표를 할 수 있다. 22만 남구민 중 10% 이상이 가입하는 것을 목표로 엠보팅 선거인단을 모집 중이다. 이외에도 대촌지역 그린벨트 169만㎡ 해제에 따른 에너지밸리 특화산업단지 조성, 달뫼 달팽이 새뜰마을사업 등 구도심 도시재생사업 등도 뜻 깊은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성과라고 한다면 대촌동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국가산단 및 지방산단 조성 본격화를 빼놓을 수 없다. 향후 진행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광주 5개 구간에도 격차가 크다. 사실상 균형발전이 전혀 안됐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개발제한구역 차이로 남구는 전체면적의 63.4%가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서구 약 22%, 북구 약 37%, 광산구 약 44%, 동구 약 54% 등과 차이가 크다. 이 같이 개발여지가 너무 부족한 상황 놓인 남구는 자생적인 발전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남구 최대 현안으로 대촌지역에 혁신도시와 광주를 연계하는 교두보를 만들어야 함을 주장해 왔다. 이를 광주시가 수용하면서 국가산단 15만평, 지방산단 36만평 등 총 51만평 개발이 거의 확정된 상태다. 에너지밸리란 산업단지의 방향을 말하는 것으로 에너지밸리로 구축하려는 주요한 취지는 혁신도시의 한전과 연관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대촌동 에너지밸리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에너지와 관련된 기업을 유치하고 광주 5개구간 균형발전도 꾀할 수을 것으로 본다. 광주 5개구 중 실질적인 산업단지나 경제적인 기반이 북구와 광산에 집중되다보니 남구는 광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함에도 제조업 비중은 4.5%에 그쳤다. 이번 산단 조성이 균형을 맞춰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기공식을 가진 국가산단은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지방산단은 올해 착공해 2019-2020년 준공할 예정이다. 2021년에는 모든 산단이 최종 입주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수도권 기업 입주시 공단임대료의 30% 지원, 지원금 500억 이상 투자 기업에는 100억 이내의 인센티브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기업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남구민 오카리나 대합주’가 기네스북에 등재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준비과정은?

-지난해 9월 남구민 8천647명이 합주한 오카리나대합주가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돼 뜻 깊게 생각한다. ‘오카리나 문화복지 도시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오카리나 대합주는 2012년, 2015년에 이어 3번째다. 2012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카리나 대합주에는 1만5천여명이 참여했으며 2015년에는 광주대 종합운동장에서 1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해 행사 역시 1만5천여명이 참여했으나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인원을 제한했다. 운집법상 오차가 5%를 넘을 경우 기네스북 등재가 무효화돼 모든 연주를 정확히 합주할 수 있는 주민으로 8천647명만 참석했다. 오카리나 대합주는 주민들의 반목을 해소하고 지역 사안에 함께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마을공동체 및 마을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오카리나 대합주와 같은 이벤트가 공동체복원에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카리나 문화복지 도시조성 사업’은 국토부로부터 12억원(국비 7억2천만원·시비 2억4천만원·구비 2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진행됐으며 학생들에게 1인 1악기 갖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올해 예산은 편성 못했지만 오카리나 대합주 같이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는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비만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없기 때문에 추후에라도 국비공모사업이나 연관사업을 발굴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6년 연속으로 최우수(SA) 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한 소감은?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약을 지키는 것이다. 공약을 잘 만드는 것은 그만큼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많이 알아야 가능하다. 공약은 지역을 얼마나 이해하고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지 말하는 가늠자라 할 수 있다. 공약이행에 대해 좋은 평가 받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워진다. ‘혹시라도 다음 평가에서 SA 등급을 못 받게 될까’라는 마음에 더욱 노력하게 된다. 공약을 잘 만드는 것부터 시기적인 상황에 따라 변화시키는 판단에 이르기까지 매년 남구민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국 최초로 통합거점 경로당을 선보였다. 기존 경로당과 다른 점은.

-현재 경로당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랑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한번 만들어지면 회원가입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주월동 통합거점 경로당이며 기존 경로당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5개 경로당이 하나로 통합할 수 있었다. 통합거점 경로당의 목적은 경로당의 자립에 있다. 그동안 지원만 받았던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 스스로가 협동조합 등을 통해 자립하고 일거리를 만드는 등 생산적인 경로당을 만들자는 취지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다보니 약간 어려운 점은 있지만 어르신들과 운영주체, 구청이 함께 방향을 잘 잡는다면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합거점 경로당 추진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기존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다. 광주시도 주월동 통합거점 경로당의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시행을 독려하고 있지만 기존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남구에서는 주월동에 이어 백운2동에서도 통합거점 경로당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2번째 거점 경로당이 탄생이 기대된다.

▲노후화된 남구문화예술회관의 리모델링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2003년 8월25일 준공된 남구문화예술회관은 노후화로 인해 이용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음악실과 예능활동실, 회의실, 남구합창단실 등이 마련된 청소년수련관 1층에 지하 수영장 습기가 올라와 결로 현상이 발생하는 등 주민들의 쾌적한 시설 이용에 방해가 되고 있다. 리모델링을 전체적으로 하면 좋겠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다보니 가장 활용도가 높은 1층이라도 제대로 리모델링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국 공모를 통해 총 12억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올해 초부터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다.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준비과정에서 주민참여를 적극 장려했다. 특히 학부모들과 오랫동안 연구하고 직접 가구를 배치하는 등 함께 연구해 더욱 의미가 깊다. 리모델링을 통해 현 청소년수련관 1층을 생활문화센터로 바꿔 주민들의 문화생활 거점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역점 정책으로 추진 중인 승촌보 친수구역 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인류의 4대 문명은 강에서 출발했고 세계적인 대형 국가프로젝트는 강과 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국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접근성 및 관계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시도됐으나 사업 방향이 잘못되면서 국민적 반발을 얻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바다 및 강을 통한 개발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승촌보 친수구역 사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추진하고 있다. 타 지역 사례를 살펴보면 부산시는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친수구역 특별법에 따라 사업비의 80%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하는 조건으로 낙동강 주변에 에코델타시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려 5조5천억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반면, 영산강에는 112억원 규모의 사업이 예정됐다. 이 같은 차이는 지역간 격차를 더 크게 만들며 국가균형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이라도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사회가 한 목소리로 나서 승촌보 친수구역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광주시, 전남도, 한국수자원공사, 지역 정치권 등의 유기적 협조가 필수다. 승촌보 친수구역 개발사업 대상지는 남구-광산구-혁신도시-나주간 접경지역이다. 이곳에 관광·문화벨트를 형성하면 상생 발전을 꾀할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나 지역 정치권에서 미온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남구는 대선공약에 이 사업이 반드시 포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정리=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