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비리 ‘복마전’ 반드시 뿌리 뽑아야

2017년 01월 15일(일) 19:29

광주·전남지역 공직사회가 공사 수주·납품 비리로 얼룩지는 불명예를 안았다. 최근 광주지검은 지역 관급공사 수주·납품 계약과 관련 전·현직 기초단체장과 공무원, 브로커 등 40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 결과 현직 도의원, 시의원, 기초자치단체장, 구청 공무원까지 범죄에 가담해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고질적인 유착비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직자의 사명을 망각한 행위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공직사회 적폐중의 하나다.

광주지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여간 광주·전남지역 관공서 공사수주·납품 계약비리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여 뇌물수수 등 혐의로 전·현직 공무원 12명과 브로커 18명 등 30명을 구속기소하고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속 기소된 노희용 전 동구청장은 2015년 7-11월까지 관급자재 납품 계약 업자로부터 2차례에 걸쳐 1천500만원을, 박희연 전 해남군수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관급공사 수주 브로커로부터 2회에 걸쳐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다.

또 김효남 전남도의원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6년 2월 사이 건설업자로부터 주민숙원사업 공사수주 알선 명목 등으로 6회에 걸쳐 1천94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윤장현 광주시장 인척으로 형제인 광주시 전 정책자문관과 비서관은 공사 수주나 납품 계약을 도와주겠다며 각각 6억원과 800만원을 받은 수수한 혐의다. 하나같이 모두 불법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그 대가로 편의를 봐줬다. 불공정한 게임을 공직자가 앞장서 조장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문제의 심각성은 수년간 계약관련 편의 제공 명목, 관행으로 자행돼 왔다는 점이다.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이 단체장, 의원 등의 지시나 요구, 업자 청탁을 받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겨왔다. 공직자의 지인이나 선거캠프 브로커들은 계약을 성사시켜주겠다며 업체에 접근해 실제 계약이 이뤄지면 계약금의 20-40%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이에 따라 특정업체가 계속해서 독점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공정경쟁을 통해 지역의 업체가 고루 수주하는 구조가 파괴돼 지역 중소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적폐다. 비리의 유착 고리를 끊는 시스템 마련과 공직자의 사명감을 가슴 깊이 되새겨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