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대담] 최병근 광주변호사회 회장 “광주 시민에게 다가서는 변호사회 만들겠다” ‘1기업 1고문변호사제’ 추진 양질 법률서비스 국가·지역문제 등 사회적 목소리 귀 기울일 것 법률 서비스 문턱 낮춰 억울한 서민 대변 앞장 로스쿨 보완 필요…여성변호사 복지제도 개선

2017년 01월 15일(일) 19:55

프로필 ▲화순 출생 ▲대동고 ▲전남대 법학과 ▲36회 사법시험 합격 ▲1997년 광주지방변호사회 입회·개업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광주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회 위원 ▲광주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광주시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광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광주시 고문변호사

사회 각계각층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신뢰받는 법률문화 조성에 매진하고 있는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 12월 제54대 신임 회장으로 최병근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를 선출했다. 최 신임 회장은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변호사회,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변호사회를 만들 것”이라며 “1기업 1변호사 제도를 정착시켜 이 지역 중소기업에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액사건에 대한 변호사 상담 창구를 적극 홍보해 서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에 제 70차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2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최 신임 회장에게 올해 업무 계획과 지역민을 위한 변호사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담=박은성 사회부장

▲제 54대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도록 회장직에 당선된 것이 기쁘다. 우선 믿고 지지해준 광주변호사회 회원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부분도 많다. 불과 몇 년 전을 떠올린다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하게 변호사 회원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한 젊은 변호사들 상당수 포함됐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기에 광주변호사회 회장이 돼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 어떻게 광주변호사회를 잘 운영해 나가야 할까 하는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다.

변호사로 개업한지 20년이 됐고 광주변호사회에서는 10년간 이사, 공보이사,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간 배우고 느낀 바가 많은 만큼 앞으로 2년 동안 광주변호사회를 위해 열정을 바치고 싶다.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서 역점을 주고 추진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우선 광주지역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 또 중소기업고문변호사제도를 정비해 우리 회원들과 중소기업 간에 더 많은 교류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최근 평동공단과 MOU 체결을 이뤄냈는데 이외에도 광주지역의 여러 공업단지와 MOU를 체결해 1기업 1고문변호사제도를 추진도록 하겠다.

1기업 1고문변호사제도를 통해 기업은 노사문제, 물품대금 문제 등을 좀더 쉽게 해결하는 등 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또 신한은행과 재협의를 통해 참여기업의 수를 늘려 우리 회원들과 중소기업 간에 더 많은 교류가 활성화 되도록 하겠다.

법률소액사건의 경우 변호사가 저렴한 비용으로 수임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법률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또한 변호사가 인권을 돕는 직업인만큼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무료 변호도 자처해 도울 것이다.

최병근 광주변호사회 회장이 본사 박은성 사회부장과 올 한해 변호사회 역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영근기자 kyg@kjdaily.com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취임 당시 변호사 문턱을 낮춰 지역민들에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사실 소액사건, 파산회생 등 여러 가지 법률서비스의 경우 저렴한 비용에 친절한 변호사를 통해 법적분쟁을 해결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잘 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사무실에서 앉아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광주변호사회도 이제 시민들에게 직접 변호사의 필요성을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법정 입구, 접수처, 민원실 등에 홍보물 비치대를 마련해 일반시민들이 변호사에게 도움 받는 방법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또 변호사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과 신뢰를 형성하는 법률문화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원들과의 유대감을 높이는데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방안을 구상 중인지?

-우선 여성 변호사에 대한 지원을 적극 도울 예정이다. 현재 광주변호사회 회원 450명 중 여성변호사가 73명이다. 우리 회원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그 비율 또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여성변호사들이 결혼과 출산·육아 문제 등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며 환경 또한 열약한 편이다. 우선 여성변호사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공실의 구조도 개선하고, 출산 및 육아 휴직기간에 회비 등의 감면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변호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하려고 한다. 광주변호사회의 경우 회원들의 유대관계는 좋은 편이다 보니 특별한 방안보다는 이를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 또 광주변호사회 회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제도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사회적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이유와 활동방안이 있다면.

-변호사의 목적은 국민의 신체와 재산·인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광주지역에서는 故 홍남순 변호사, 이기홍 변호사 등 훌륭한 선배들이 독재정권하에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인권을 위해 싸워오면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얼마 전 시국사건에 대한 성명서 발표에 대해 단 하루 만에 220여명의 회원들이 응답할 정도로 광주변호사회 회원들이 인권과 사회적인 이슈에 높은 편이다. 시대가 지나더라도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사각지대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변호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형식과 방법이 다를지라도 우리도 이제 국가와 지역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

▲변호사업계가 포화상태로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광주지방변호사회 나름의 해결책이 있는지.

-업계 포화로 불황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현재 변호사시험을 통해 1년에 1천800명의 변호사가 새로 배출되고 있다. 수가 급작스럽게 늘어나다 보니 변호사회에서 타개책을 마련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부에서는 공기업이나 사기업에서 법률서비스가 필요하고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한 것이 작금의 상황에 이른 것 같다. 우선 변호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이 2017년 시험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법조계와 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는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나도 사법시험 출신이다 보니 사시가 사라진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로스쿨을 도입한 지 8년이 됐고 변호사시험이 시작한지도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문제점이 있다고 하나 정착이 됐으니, 사범시험을 폐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로스쿨이 훌륭한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몇 가지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제도상 사회적 약자가 로스쿨을 수료하거나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는 데 불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어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광주지방변호사를 여러분의 친구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광주변호사회는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어떤 문제든지 지역민들을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어려워 말고 변호사를 찾거나 방문해주길 바란다. 광주변호사회 회원들은 힘들고 어려운 광주시민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혼신을 다하겠다. /정리=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