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美 문서 잇단 공개 ‘진실’ 제대로 규명돼야

2017년 01월 22일(일) 19:10

미국정부가 소장한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그동안 1908년 당시 신군부의 무력 진압과 관련 미국의 지원설, 군 헬기 사격 등이 숱하게 거론됐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극우 보수 단체와 인사들이 5·18민주화운동의 배후에 북한군이 있다는 등 온갖 폄훼와 왜곡을 일삼아왔다. 이번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기밀 해제한 정보 문건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전달한 정부 분서 89건의 내용이 분석돼 나오면 지금까지 왜곡됐던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이 규명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 5·18기념재단은 CIA가 인터넷상에서 공개한 1천200만쪽 상당의 기밀해제 문서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광주를 찾아 전달한 5·18 정부문서 89건의 내용을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당시 미 정부와 신군부의 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완으로 그친 집단발포 명령자, 실종자 행방, 군 헬기사격, 미 정부의 역할 등의 진실이 드러나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돼야 한다.

최근 옛 전남도청 인근 전일빌딩의 총탄 흔적이 처음으로 헬기사격에 의해 이뤄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보고서가 나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역사 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미 정부가 공개한 5·18 문서 분석에 따라 전일빌딩의 헬기사격이 사실로 드러나면 신군부의 무력진압으로 무고한 시민이 학살됐다는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특히 리퍼트 대사가 건넨 문서는 1980년 5월부터 같은 12월23일까지 미 대사관 측이 수집한 정보를 본국에 보고한 내용으로 5·18 정보,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정보, 당시 한국의 상황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5·18 당시 미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많은 기사를 썼던 팀 셔록 기자가 58개 철(파일) 3천500여쪽에 이르는 정부 문서를 최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해 내용 분석이 끝나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진실이 제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美 문서 공개를 계기로 미완의 5·18의 진실 규명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