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당’ 없는 안전한 겨울나기 박남규 안전보건공단 광주지역본부장

2017년 01월 22일(일) 19:10

겨울이 오면 우리 광주지역은 지형적 영향 때문에 눈이 많이 오는 편이다. 지난 1월 초에도 새해를 축복하는 눈이 내렸다. 그야말로 금년 새해가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는 서설(瑞雪)이었다.

겨울철에 내리는 폭설은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놀 거리를 제공하지만, 갑자기 많이 오고 추워지면 여러 가지 불편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옥외에서 주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천덕꾸러기 방해꾼이다. 추운 날씨로 신체 움직임은 둔해지고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본부가 동절기인 지난 12월과 올해 2월까지 서비스업과 운수창고통신업에서 발생한 광주·전남지역의 재해를 분석한 결과, 폭설이나 한파로 인한 재해자는 4,309명에 달했으며, 이중 28.8%인 1,243명이 넘어짐 사고로 분석됐다.

연령별 재해자는 60세 이상이 493명, 50대가 200명, 40대가 131명 순으로 고령근로자일수록 재해가 많이 발생했으며, 월별로는 12월에 1,002명, 2월 178명, 1월 61명 순이었다.

이밖에 업종별로는 경비업무 등에 해당하는 건물관리업 종사자, 배달음식업 종사자,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시간대별로는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은 눈길, 빙판길 보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작업 시에는 미끄럼방지 안전화나 아이젠 등을 착용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등 안전의식이 요구된다.

더욱이 장년층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보온에 더욱 신경을 써 저체온증과 뇌심혈관계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해가 짧은 시기이므로 조명기구를 구비해 넘어짐과 부딪힘을 예방해야 하며, 보행통로에 쌓인 눈은 바로바로 제설하고, 경사면에서는 가로방향으로 이동·작업해야 한다.

배달이 많은 음식숙박업 종사자 역시 눈길 교통사고를 가장 주의해야 하는데, 오토바이 운전 시에는 안전모, 보안경,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하여야 하며, 야간 운행 시에는 반드시 전조등을 켜고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교통신호와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속도를 줄여 미끄러운 도로에서 안전을 확보해야 하며, 폭설에는 배달 업무를 중지해 배달원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배달주문자들도 빨리빨리 재촉하지 않는 의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나 자신도 예외일 수 없다. 사고 없는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 스스로 사소한 것이라도 살펴보고 안전을 실천하자. 따뜻한 겨울보다는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