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권형 개헌 특별법 마련 등 제도적 장치 시급

2017년 02월 12일(일) 19:05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침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다 가축전염병인 조류인플루엔자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해 국내 정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인 도덕성 부재와 권력 남용의 심각성을 노출시켰다. 이제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쳐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고 분권화 시키는 개헌은 필연적인 과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이 결정되면서 진행되고 있는 헌재의 탄핵 결정이 조만간 이뤄지면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다. 당초 개헌 논의가 먼저 이뤄졌으나 국회의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서 개헌 논의는 사실상 주요한 이슈로 부상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서둘러 개헌문제를 이슈화하고 논의한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선 대선주자들의 의지에 달린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대선주자는 대세론에 의지해 개헌문제를 대선이후로 미루자는 주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개헌이 필요하다는데 대선주자들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문제가 심각함을 넘어 국가의 존망까지 우려스럽게 만들고 있다. 시기적으로 개헌 논의가 어렵다면 대선주자를 포함해 정치권에서 균형발전과 분권형 개헌을 위한 특별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조기 대선 가시화로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면 일부 대선주자의 행태를 볼 때 무책임하게 차일피일 미루면서 개헌문제를 소홀히 취급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영·호남 8개 시·도지사들은 여수 엠블호텔에서 제13회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를 열고 ‘대한민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결의문의 골자는 자치입법권 확대를 비롯 자치재정권 확립, 자치조직권 보장, 국회개헌특위에 지방자치단체장이 참여하는 기구 구성 등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개헌논의는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지방자치제의 헌법적 보장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며 “지방분권 개헌운동에 뜻과 행동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영·호남의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분권형 개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대선주자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분권형 개헌을 위한 특별법 마련 등 제도적 장치를 법률로 명문화해야 한다.